보험업권 첫 검사대상 한화생명 검토 빅3 생보사 중 RBC비율 최하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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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감독원 종합검사 첫 번째 타깃으로 한화생명이 꼽히고 있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즉시연금 미지급금 관련 분쟁조정위원회의 결정을 일부 수용한데 반해 한화생명은 분쟁조정 권고를 일체 수용하지 않았다. 금감원이 추정하는 즉시연금 미지급금 규모는 한화생명이 삼성생명 다음으로 많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달 말 종합검사를 시작하기 위해 금융사 선정에 나선 가운데 상반기 검사 대상으로 한화생명을 1순위로 검토 중이다.

    금감원은 당초 삼성생명을 종합검사 대상으로 검토했으나 즉시연금 사건에 대한 보복성 검사란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하반기로 미룬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생명 역시 즉시연금 미지급건으로 금감원과 갈등을 일으킨 바 있다. 오히려 삼성생명은 분쟁조정 결과를 수용하고 법률적 근거가 없는 일괄 지급 권고만 거부했으나, 한화생명은 아예 한 건의 민원도 수용하지 않았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괘씸죄’로 첫 타깃이 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된다. 

    다만 금감원은 재판이 진행 중인 즉시연금 약관에 대해서는 종합검사 대상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와 소송을 진행 중인 한화생명 등에 관한 즉시연금 문제는 검사 대상에서 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한화금융 계열사의 지배구조 개편은 금융지주 체제 출범의 신호탄으로 분석되고 있어 종합검사에 무게가 실린다. 지배구조 관련 계열사 간 이해상충 방지체계 보유 여부, 재무적 위험요인 전이 가능성 등도 살펴볼 필요가 있어서다.

    한화생명은 지배구조 이슈의 중심에 서있다. 올해 초 한화생명의 자회사인 한화자산운용이 유상증자를 통해 한화투자증권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한화생명-한화자산운용-한화투자증권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가 확립됐다.

    한화생명은 현재 한화자산운용을 비롯해 한화손해사정 등을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으며 사실상 금융 지주사 체제를 이미 갖춰 놓은 상태다.

    금감원은 앞서 종합검사 선정 기준으로 금융소비자 보호, 건전성,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시장영향력 등 4가지를 밝혔다. 
     
    보험업권의 경우 소비자보호,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건전성, 시장영향력 순으로 가중치를 각각 30%, 30%, 20%, 20%를 두기로 했다. 

    소비자보호에는 민원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소비자실태평가가 포함된다. 한화생명은 지난 2017년 금융감독원의 소비자보호실태평가에서 양호 등급 6개, 보통 등급 4개(소송건수 등)를 받았다.

    당시 소비자보호실태평가는 우수, 양호, 보통, 미흡 단계로 구분되며 보통은 요구수준을 이행한 정도를 의미한다. 

    생보업계 1위인 삼성생명이 양호 9개, 보통 1개 평가를 받고 2위권 경쟁사인 교보생명이 우수 1개, 양호 7개, 보통 2개 평가를 받은 것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저조한 편이다.

    재무 건전성 지표도 빅3 생보사 중 가장 취약하다. 작년 말 보험사의 지급 능력을 보여주는 지급여력비율(RBC비율)은 한화생명이 212.2%였다. 이는 삼성생명(314.3%), 교보생명(311.8%)과 비교해 낮은 수준이다.

    시장영향력이 큰 대형사일수록 종합검사 사정권에 가까워진다는 점에서 검사 대상 선정의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금감원 관계자는 “종합검사 선정 기준을 바탕으로 금융사를 최종적으로 선정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