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에어부산·아시아나IDT, 일주일새 주가 두 배로자금력이 우선 관건… SK·한화·CJ·롯데·애경 등 물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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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의 매각 결정으로 연일 주가가 치솟으면서 주채권단인 산업은행은 인수전 흥행 기대감에 미소를 짓는 반면, 인수 희망자들은 가격 부담이 점차 커지고 있다. 주가 급등으로 아시아나항공 및 자회사 인수에 필요한 금액이 최대 2조2500억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지난 16일 84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일 대비 16.07% 오른 것으로, 7일간 계속 상승했다. 이날 오전에는 8% 가량 하락세를 보이며 숨고르기를 하는 모양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이 금호산업 이사회를 통해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결정한 15일에는 가격상승제한폭(30%)까지 뛰었다. 지난 5일 3600원으로 장을 끝낸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7거래일 동안 무려 134.7% 급등한 것.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도 같은 기간 두 배 가량 주가가 솟구쳤다. 산은의 자금 지원으로 일단 급한 불을 끄고, 새 주인을 맞으면서 재무구조가 개선될 것이란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주채권단인 산업은행과 인수 희망자들은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우선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이 시장의 기대감으로 벌써부터 흥행 조짐을 보이고 있어 반색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들도 주가가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상장사인 에어부산(2300만주, 44.17%)과 아시아나IDT(846만주, 76.22%)를 비롯해 에어서울(100%),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세이버(80%)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저비용항공사(LCC)이며, 아시아나IDT는 SI업체로 IT분야의 시스템 관리업체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지상조업 업무를 맡고 있다. 아시아나세이버는 항공 예약·발권 업체이다. 아시아나개발은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시설 보수·관리업체다. 

    에어부산 주가는 지난 11일과 15일에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는 등 최근 며칠 사이 두 배 가까이 급등했다. 지난 16일 종가는 8010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1800억원 가량이다.

    아시아나IDT 주가도 에어부산과 마찬가지로 지난 11일과 15일에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하며 최근 들어 두 배 가량 솟구쳤다. 지난 16일 종가는 2만3350원으로, 아시아나항공이 보유한 주식 가치는 2000억원에 이른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은 전날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방식의 경우 자회사를 포함한 통매각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자회사는 아시아나항공의 시너지를 위하는 구도에서 만든 것인 만큼 가능하면 일괄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매각 과정에서 필요성이 제기되면 분리 매각도 협의해서 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인수 희망자들은 치솟는 주가가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그만큼 인수금액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현재 인수 희망자로는 SK, 한화, CJ, 롯데, 애경 등이 거론되고 있다.

    산업은행은 아시아나항공의 M&A를 구주 매각 및 제3자 배정 방식의 유상증자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즉, 현재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의 구주(6868만8063주, 33.47%) 가치는 주가 상승으로 5800억원에 이른다. 2500억원 수준에서 두 배 넘게 급등한 것이다.

    시장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한 신주 투자 규모는 1조원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아시아나항공이 거느리고 있는 6개 자회사에 대한 통매각이 유력해지면서 추가로 6700억원이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다. 상장사인 에어부산과 아시아나IDT 주식 가치는 각각 1800억원, 2000억원이다. 비상장사의 자산은 에어서울 680억원, 아시아나개발 420억원, 아시아나에어포트 1330억원, 아시아나세이버 500억원 등이다.

    결과적으로 아시아나항공 인수가격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구주(33.47%) 5800억원 ▲제 3자 배정방식의 유상증자 참여 1조원 ▲아시아나항공의 6개 자회사 가치 6700억원 등을 합하면 최대 2조2500억원까지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주가 상승으로 아시아나항공,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몸값이 오른 탓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주가가 오르는 것은 금호 입장에서 비싼 가격에 팔 수 있어 좋을 수 있지만, 산은은 주주가 아니기 때문에 좋고 나쁨이 없다”며 “다만 시장에서 불확실성 해소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는 시그널로 해석하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