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그룹, 애경산업 인수 우선협상자에 선정M&A 마무리 시 애경그룹, 수천억 자금 확보'통합 LCC' 출범 예고 등 판도 변화도 변수
  • ▲ 태광그룹과 애경그룹 간 M&A의 나비효과로 제주항고잉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데일리DB
    ▲ 태광그룹과 애경그룹 간 M&A의 나비효과로 제주항고잉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뉴데일리DB
    애경그룹이 태광그룹을 애경산업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양 그룹 간 애경산업 M&A(인수·합병)가 마무리되면 애경그룹의 자회사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애경그룹은 최근 애경산업 지분 63.38% 인수 우선협상자로 태광산업과 티투프리이빗에쿼티, 유안타인베스트먼트 등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낙점했다. 

    재계에서는 태광그룹이 애경산업 인수를 위해 4000억원이 넘는 금액을 베팅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매각이 마무리되면 태광그룹은 애경산업 인수를 계기로 석화 중심에서 벗어나 화장품·에너지·부동산개발 등 미래 신사업을 다변화한다는 방침이다.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 대금을 바탕으로 항공과 화학을 중심으로 한 ‘뉴 애경’ 전략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 그룹 간 M&A와 최근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변화가 맞물린 나비효과로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인수에 나서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점쳐진다. 

    이스타항공의 대주주인 VIG파트너스는 매각에 공식적으로 나서지 않았지만 주요 자문사들을 통해 인수 희망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보군으로는 애경그룹, 대명소노그룹 등이 거론된다. 

    다만 대명소노그룹은 티웨이항공을 인수한 후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에 나섰다. 제3자배정 유상증자, 무상감자, 영구채 발행 등으로 티웨이항공 지원에 올인하고 있어 항공사 추가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 ▲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 후 '뉴 애경'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경
    ▲ 애경그룹은 애경산업 매각 후 '뉴 애경'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애경
    반면, 애경그룹은 대명소노그룹에 비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제주항공은 지난 2020년 이스타항공 인수 직전까지 갔지만 결국 무산된 바 있다.

    김이배 대표는 지난해 7월 임직원들에게 “사모펀드가 투자한 항공사들은 언젠가는 매각 대상이 되며, 향후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할지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제주항공 측은 김 대표의 발언에 대해 원론적인 입장을 나타낸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했다.   

    LCC 1위 제주항공이 입지를 지키기 위해서는 이스타항공 인수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인해 양사 자회사를 합친 ‘통합 LCC’ 출범이 예고된 상황에서 제주항공도 M&A를 통한 몸집 불리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애경산업 매각이 완료되면 수천억원의 자금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LCC 업계에서 큰 손으로 나설 수 있다.

    다만 제주항공이 지난해 연말 항공기 사고 여파로 인해 사고 수습과 회복에 전념하고 있어 연내 M&A를 추진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한 올해 들어 LCC의 실적 부진이 나타나고 있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아직 애경산업 매각이 끝나지 않았으며, 이스타항공 매각도 공식화되지 않아 구체적으로 언급하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