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G파트너스, 인수 희망자 물색 움직임이스타항공 몸값 5000억~6000억원 추정거론되는 그룹들 상황 녹록지 않아
  • ▲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DB
    ▲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데일리DB
    사모펀드 VIG파트너스가 이스타항공 매각 추진에 나섰다. 이스타항공 인수후보로 한화그룹, 대명소노그룹, 애경그룹 등이 거론되고 있지만 해당 기업들은 소극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분위기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VIG파트너스는 최근 주요 자문사들을 통해 이스타항공 인수 희망자를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VIG파트너스가 공식적으로 매각 주관사를 선정하지는 않았지만 비공식적으로 일부 그룹에 매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는 것이다.

    앞서 VIG파트너스는 지난 2023년 1월, 부동산 업체 성정으로부터 이스타항공 지분 100%를 약 400억원에 인수했다. 이스타항공을 품은 지 2년 7개월밖에 지나지 않아 엑시트 시점이 이르다는 반응도 있지만 VIG파트너스는 현재가 매각 적기로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우선 올해 티웨이항공, 에어프레미아의 주인이 정해지면서 항공업계에 남은 알짜 매물은 이스타항공이 유일하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으로 양사 LCC(저비용항공사) 자회사 간 ‘통합 LCC’ 출범이 예고되면서 이스타항공의 가치가 높아졌다는 평가다. 

    또한 이스타항공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도 VIG파트너스가 매각에 나선 이유로 풀이된다. 이스타항공은 2023년 3월, 항공기 3대로 운항을 재개한 후 2024년 15대까지 늘렸다. 올해와 내년 합해 12대를 추가로 항공기를 들여오면 27대까지 확대된다.  

    이스타항공 측은 “매각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이 없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스타항공의 매각 금액을 5000억원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추정하면서 매각 추진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인수 후보로는 한화그룹, 대명소노그룹, 애경그룹 등이 꼽힌다. 하지만 이들 그룹의 상황을 보면 인수에 나서는 게 녹록지 않다. 

  • ▲ 이스타항공은 내년까지 기단을 27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 이스타항공은 내년까지 기단을 27대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스타항공
    우선 한화그룹은 여천NCC 부도 위기가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최근 1500억원 규모의 자금 대여를 승인한 가운데 추가 자금 투입 가능성이 있다. 게다가 여천NCC의 공동 대주주인 DL그룹과의 분쟁이 발생해 이 사안에 집중해야 하는 형국이다. 

    대명소노그룹은 올해 초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라는 두 개의 항공사를 인수하려는 계획을 발표했다. 다만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가 길어지면서 에어프레미아를 포기하고 티웨이항공만 인수한 상태다. 

    대명소노그룹이 티웨이항공에 이어 이스타항공까지 품는다면 LCC 업계에서 영향력이 확대된다. 그러나 대명소노그룹은 지난 7일 이사회에서 2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통해 티웨이항공 정상화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게다가 이달 11일에는 소노인터내셔널의 기업공개(IPO) 일정을 전략적으로 조정하기로 발표했다. 티웨이항공의 자본잠식 이슈를 해결하는게 우선이라는 판단에서다. 

    애경그룹도 재무구조 개선과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위해 애경산업을 매물로 내놨으며, 태광그룹 등 숏리스트 4곳의 인수 후보군을 추린 상태다. 유동성 위기 극복을 위해 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매각해야 하는 국면에서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기는 쉽지 않다. 

    애경그룹 계열사인 제주항공은 과거 이스타항공 인수를 추진했었고, 지난해에도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지난해 연말 항공기 사고 이후 사고 수습과 경영 회복에 집중하고 있어 이스타항공 인수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평가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LCC 판도 변화를 점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이슈들이 이어졌다”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의 메가 캐리어가 탄생하기 이전에 이스타항공을 인수할 곳이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