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TA 21달러→40달러로 인상 … 여행객 부담 껑충H-1B 등 전문직 비자 신청비 10만달러로 급등 이외에도 Visa Integrity Fee 250달러 신설
-
- ▲ 대한항공 ⓒ서성진 기자
미국이 관광·출장객을 포함한 외국인 입국자 대상 비자 및 전자여행허가(ESTA) 수수료를 대폭 인상하기로 하면서 국내 항공사들의 미국 노선 수요 위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ESTA는 기존 21달러에서 40달러로 오르고, 전문직 비자인 H-1B는 신규 신청 시 10만달러의 수수료가 부과된다. 우리 돈으로 약 1억4000만원에 달한다.여기에 250달러 규모의 비이민비자 신청자 수수료(Visa Integrity Fee)까지 신설되면서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에어프레미아 등 주요 국적사들의 타격이 우려되는 것.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이번 조치는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적용된다.다만 제도별 시행 시점은 다르다. ESTA 수수료 인상은 9월 30일부터, Visa Integrity Fee는 10월 1일부터 시행되며, H-1B의 10만달러 수수료는 9월 21일 이후 접수된 신규 신청부터 적용된다. 기존 H-1B 소지자나 갱신 건은 예외다.미국 정부는 이번 인상 조치의 배경으로 행정비용 충당과 보안 강화 필요성을 내세웠다. 비자 심사·발급 과정에 드는 비용이 늘고, 불법 체류·사기 방지 시스템 강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반(反)이민 정서와 자국민 고용 보호를 명분으로 외국인 입국 장벽을 높이려는 정치적 의도도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이로 인해 미주 노선을 운영 중인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에어프레미아의 타격이 예상된다.항공업계는 미국 입국 비용이 커지면서 단기 여행이나 출장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기업들이 미국 현지 공장 건설이나 프로젝트 수행을 위해 전문 인력을 파견해야 하는 경우, H-1B 수수료 급등으로 인력 이동 자체가 지연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이는 곧 기업 출장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져 국적 항공사의 미주 노선 탑승률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국적 항공사들의 미국 노선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회복세에 올라 있다.대한항공은 지난해 인천~로스앤젤레스 노선에서 49만 명, 인천~뉴욕 노선에서 46만9000명, 인천~애틀랜타 노선에서 23만7000명을 각각 수송했다.아시아나도 뉴욕, LA 등 주요 노선에서 점유율을 회복 중이다. 특히 지난 6월 인천~뉴욕 노선에서는 아시아나가 148회 운항해 3만7700여 명을 태우며, 180회 운항한 대한항공(3만6300여 명)을 승객 수에서 앞섰다.에어프레미아는 장거리 전용 중형기 도입을 통해 미국 노선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뉴어크, 호놀룰루 노선을 운영 중이며, 중장기적으로 미주 주요 도시로 네트워크 확대를 준비하고 있다.그러나 미국의 비자·ESTA 비용 상승은 상대적으로 가격 민감도가 높은 에어프레미아의 수요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미주 장거리 노선의 비즈니스석 수요가 커지면서 수익성이 높아졌는데 현재로서는 여행객들이 얼마나 빠질지 예상이 안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지난해 우리나라의 전체 미주 여객수는 미국 노선은 651만명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6.1%p 증가했다. 올 하반기 추석 연휴부터 시작되는 성수기를 맞아 항공업계의 수익성 확대가 기대됐으나 비자 비용 인상은 수요 확대를 제약할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트럼프 행정부의 이번 방침은 무역협상 등 정치적 사안과도 맞물려 있어, 장기화될 경우 항공사들의 전략 수정이 불가피해 보인다.다른 항공업계 관계자는 "최근 LG엔솔-현대차 공장의 구금 사태 이후, 각 기업들의 미주 지역 출장이 큰 폭으로 감소하며 항공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는데 앞으로 여행객들의 ESTA 입국 비용 확대 및 규정도 강화돼 항공 수요가 위축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고 우려했다.이어 "현재로서는 항공사에 악재로 보이나 당장 전략을 수정하거나 그런 단계는 아니다"면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