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력한 경쟁자 한화가 막판 빠지면서 하나금융 유력후보로 부상 롯데카드-하나카드 합병시 시장점유율 2위 차지롯데손보, 매도·매수자간 가격 협상이 인수 관건
  • ▲ 롯데카드 본사 전경.ⓒ롯데카드
    ▲ 롯데카드 본사 전경.ⓒ롯데카드

    롯데카드 본입찰 결과 하나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꼽히고 있다. 당초 강력한 경쟁자로 꼽히던 한화그룹이 막판에 불참하면서 하나금융에 힘이 실리고 있는 모양새다. 롯데카드가 하나금융 품에 안기게 되면 유통과 은행을 배경으로 한 대형 카드사로 발돋움하게 된다. 롯데그룹의 또 다른 매물인 롯데손해보험은 복수의 재무적 투자자(FI)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이르면 4월 말 혹은 5월 초에 발표될 예정이다.  

     
    롯데카드, 하나카드와 합병시 카드업계 지각변동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롯데카드 본입찰에는 하나금융지주,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이 참여했다. 예비입찰에 참여했던 한화그룹이 본입찰에서 발을 빼면서 롯데카드 인수전 승자에 하나금융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예비입찰 참여 과정에서 하나금융이 롯데카드 실사에 적극 나선데다 충분한 실탄을 확보하고 있어서다.

    이승열 하나금융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9일 실적발표 후 콘퍼런스콜에서 "그룹 비은행 부문 확대를 위한 인수·합병 자금은 현재 증자 없이 1조원 정도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롯데카드 '몸값'으로 1조5000억원 정도로 알려진 가운데 자금여력이 있는 하나금융이 롯데그룹 인수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이란 예상이다.

    하나금융지주는 은행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카드업계에서 시장 점유율을 확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롯데카드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롯데카드가 하나금융지주 품에 안겨 하나카드와 합병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10% 미만에서 20%까지 올라가 단숨에 2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지난해 말 기준 카드업계 시장점유율은 롯데카드 11.2%, 하나카드 8.2%다. 두 개 회사가 합병할 경우 시장점유율은 19.4%로 신한카드(22%) 다음으로 2위가 된다.

    또한 은행계 카드사와 유통계 카드사가 만나면서 시너지 효과도 기대할 수 있게 된다. 하나카드 주 고객 금융거래를 하는 직장인들이 주 고객이라면, 롯데카드는 롯데마트 등 유통 고객들이 주를 이루고 있어 중복 고객이 많지 않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실제 롯데카드는 전체 회원 중 65%가 여성인데다 백화점 고객을 확보할 수 있어 차별화된 서비스를 통해 VIP고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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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롯데손보 FI대거 참여... 가격 협상이 관건

    롯데그룹의 또다른 매물인 롯데손보 본입찰에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 JKL파트너스, 한앤컴퍼니가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손보 매각 가격은 50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롯데손보가 자본확충의 부담을 안고 있다는 점에서 사려는 의지가 크지 않아 매각이 불투명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손보의 지급여력비율(RBC)은 155.4%로 금융감독원 권고치를 겨우 웃돌고 있다. 오는 2022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수천억 원의 자본확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가격이 맞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롯데손보는 국내 10개 손해보험사 중 시장점유율이 3.1%로 하위권에 속하는 만큼 매력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있다.

    롯데그룹이 원하는 가격에 팔 수 없다면 무리하게 매각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롯데그룹은 당초 롯데캐피탈을 매물로 내놓았다가 매각을 보류한 바 있어 롯데손보 역시 매각 철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한편, 롯데그룹은 '지주회사는 금융계열사를 보유할 수 없다'는 공정거래법상 금산분리 원칙에 따라 작년 10월부터 롯데카드와 롯데손해보험에 대한 지분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