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태근 에어부산 대표 “아시아나와 통매각이 경쟁력 유지에 도움”금호가 아시아나항공 매각 결정한지 일주일만에 독자행보 시작금호에 남아있으면 독자생존 어렵다고 판단, 적극 구애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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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에어부산이 제 살길을 찾기 위해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선 긋기에 나섰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금호아시아나그룹에 남기 보다는 새주인을 원한다는 것.

    22일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는 모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의 경쟁력을 지키려면 에어부산과의 통매각이 최선이라고 밝혔다.

    LCC와의 공동운항 등 시너지를 고려하면 인수 희망자는 아시아나를 비롯해 에어부산 등 자회사를 함께 유지하는 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매각이 유력한 기업 대표가 직접 나서서 현재 소속된 금호아시아나그룹보다는 아시아나와 함께 팔려 새주인을 맞고 싶다고 어필한 것은 이례적이다.

    명분보다는 생존이 중요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금호에 남아 있는 것보다 한화나 SK 같은 자금력이 풍부한 그룹에 안기기고 싶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한 대표는 이번에 아시아나항공과 함께 통매각되지 않으면 독자생존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3개의 LCC가 추가돼 치열해진 경쟁상황에서 아시아나항공과의 공동운항 등 협업 없이는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도 높아서다.

    물론 금호아시아나그룹에 그대로 남아 있게 되면 강력한 구조조정을 견뎌내야 하고, 그렇더라도 생존을 장담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을 느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에어부산이 이처럼 금호와 선을 긋고 독자행보에 나선 것은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아시아나항공 지분 33.47% 매각을 결정한지 딱 일주일만이다.

    업계에서는 에어부산 임직원 1300여명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으로서, 한 대표의 이같은 행보가 어느 정도 이해된다는 시각도 있다.

    다만, 금호아시아나그룹이나 박삼구 회장 입장에서는 서운하고 배신감마저 들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벌써부터 줄서기를 하면서 새주인을 향한 적극적인 구애에 나선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아시아나항공을 살리기 위해 마지막까지 노력했던 박삼구 회장을 일주일만에 외면한 것에 대한 냉혹한 현실을 한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 ▲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뉴데일리
    ▲ 한태근 에어부산 대표.ⓒ뉴데일리
    한태근 대표는 1992년 아시아나항공에 입사해 LA지점장을 비롯해 캐빈서비스 임원, 서비스본부장, 경영지원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2014년 1월 에어부산 대표이사 부사장에 선임됐다. 2015년 대표이사 사장이 됐으며 에어부산을 이끌어온지 6년째다.  

    한편, 아시아나항공은 상장사인 에어부산(2300만주, 44.17%)과 아시아나IDT(846만주, 76.22%)를 비롯해 에어서울(100%), 아시아나에어포트(100%), 아시아나개발(100%), 아시아나세이버(80%) 등 6개 자회사를 두고 있다.

    에어부산과 에어서울은 저비용항공사(LCC)이며, 아시아나IDT는 SI업체로 IT분야의 시스템 관리업체다. 아시아나에어포트는 지상조업 업무를 맡고 있다. 아시아나세이버는 항공 예약·발권 업체이다. 아시아나개발은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시설 보수·관리업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