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실적, PTA가 주도… 생산량 조정PTA 가격 폭등, 태광산업 지난해 영업익 2188억원… 전년比 103.2%↑“PTA에 무게중심 맞춰 투자확대 검토”
  • ▲ 태광산업 울산공장. ⓒ태광
    ▲ 태광산업 울산공장. ⓒ태광
    태광그룹의 모태인 석유화학기업 태광산업이 고순도테레프탈산(PTA)에 역량을 집중한다. 아크릴로니트릴(AN)과 프로필렌의 성장이 둔화세를 보이자, 호실적의 견인차 역할을 하는 PTA에 초점을 맞추는 것.

    22일 태광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1950년 창업 이후 품질 및 설비 우위를 통한 경쟁력 확보로 ▲PTA ▲AN ▲프로필렌 등 3대 원료를 중심으로 운영돼 성장해왔다. 이들 3개 생산공정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1370억원으로 태광산업 전체의 71.2%에 달한다.

    PTA는 폴리에스테르 섬유와 페트병 등의 기초원료로 사용된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필요한 자본·기술집약적 산업이다. 글로벌 경기 및 수급상황에 따라 호·불황이 반복되는 특성이 있다. 

    PTA는 중국 업체의 과다생산으로 한때 공급과잉 업종으로 꼽혔다. 중국의 저가공세에 밀린 국내 업체는 ‘울며 겨자먹기’로 생산량 감축에 나서야만 했다. 태광 역시 PTA 생산량을 90만톤으로 줄였다. 100만톤 생산이 가능한 체제를 갖췄지만, 시장악화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다.

    그러나 중국이 생산라인 증설 중단과 설비 폐쇄에 나서며 공급이 줄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PTA 가격은 최근 3년새 꾸준히 오르고 있다. 태광 역시 생산량을 기존 100만톤으로 조정했다.

    지난 2016년 톤당 604달러에서 2017년 647달러, 지난해 867달러 등이다. 이 기간 태광산업의 영업이익은 PTA의 강세로 ▲2016년 432억원 ▲2017년 1077억원 ▲2018년 2188억원 등으로 늘어났다. 지난해 영업익은 전년 대비 103.2% 증가했다.

    태광산업 관계자는 “인도와 신흥국들의 성장세로 PTA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또 중국 PTA 업체들이 설비 정기보수 등을 하고 있어 당분간 안정적인 가격대를 유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태광의 PTA 국내 점유율도 증가하는 추세다. 2014년 15.8%에서 지난해 16.6%로 0.8%포인트 늘었다. AN의 점유율이 수년째 34.1%에 머물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다. 프로필렌의 경우 2014년 4.3%에서 3.5%로 줄었다.

    정체기를 겪고 있는 AN과 프로필렌 보다 PTA에 집중해 실적확대에 나선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PTA를 중심으로 내부 경쟁력 강화를 모색하는 등 투자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태광 관계자는 “올해도 화학 70%, 섬유 30%라는 사업 비중을 유지한다”며 “화학 부문의 경우 캐시카우인 PTA에 무게중심을 맞춘다. 내부적으로 투자검토도 진행 중이다”고 전했다.

    한편,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은 최근 고(故) 이임용 선대 회장으로부터 받은 차명주식을 실명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그의 태광산업 지분율은 두배가 됐다. 기존 17만6126주에서 32만7333주로 늘어나, 지분율은 15.82%에서 29.4%로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