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미콘 운송노조, 1일부터 수도권 무기한 휴업건설업 등 경기침체로 레미콘 출하량 감소세노조 적격성 문제도 쟁점. "협상 대상자 아니다"업계 "영업 방해 행위도 이뤄져, 정부 개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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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미콘 운송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돌입하면서 레미콘업계의 위기가 가중되고 있다. 노조의 불법 행동에 대해 정부가 강력 대처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노총 레미콘운송노동조합(노조)은 전날부터 수도권 지역 전면 휴업에 들어갔다. 앞서 노조는 지난달 27일 조합원을 대상으로 한 휴업 실시 찬반투표를 진행했고, 83% 찬성으로 가결됐다.노조 측은 수도권 사용자 단체에 여러 차례 2024년 수도권 운송료 협상을 요구했지만 지난달 30일 계약종료일까지 통합 협상을 회피하면서 운송 중단을 의도적으로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앞서 지난 2022년 노조는 운송료 합의가 이뤄지지 않자 파업에 돌입했다. 당시 1회 운송료를 5만6000원에서 6만9700원으로 24.5% 인상하는데 합의하면서 파업은 이틀 만에 종료됐다.노조는 기존 6만9700원에서 물가상승률 등을 반영해 올해 7만5000원 수준으로 올려달라는 입장이다. 이에 레미콘 업계는 위기상황이라는 점을 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레미콘 출하량은 1억3360만㎡로 전년대비 4.1% 감소했으며, 올해는 1만3050만㎡로 2.3%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지난 5월 국토교통부 주재로 열린 ‘건설자재 수급 안정화를 위한 업계 간담회’에서 “요즘 레미콘 수요가 작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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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 등 전반적인 국내 경기상황이 좋지 않으면서 레미콘 업황이 타격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게다가 노조의 ‘적격성’ 문제도 쟁점으로 떠올랐다. 고용노동부와 중앙노동위원회는 올해 5월과 6월 레미콘 운송노조를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노조로 인정할 수 없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렸다.이에 따라 레미콘 업계는 레미콘 운송노조가 노조의 자격이 없기에 협상 대상이 아니며, 현재 진행 중인 무기한 휴업은 ‘불법 행위’라는 주장이다.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레미콘 운송노조가 노조 지위를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에 현재의 불법 행동은 계약 해지의 사유가 된다”면서 “영업 방해 행위를 벌이고 있으며, 이에 대한 피해보상도 요구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아울러 레미콘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일부 레미콘 업체는 출하를 위해 별도의 차량으로 운송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노조 측이 이를 방해하면서 경찰차가 운송 차량의 호위를 붙는 사례도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레미콘 업계 관계자는 “노조의 방해로 인해 최근 출하량이 90% 가까이 급감했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토교통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의 중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시멘트 업계 관계자도 “자칫 이번 사안이 레미콘 분야를 넘어 시멘트, 건설 분야까지 확대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