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소폭 줄고 최고가 거래 잇따르며 '바닥론' 솔솔"일시적 통계상 착시일 뿐 세 부담에 수요자 관망세 여전"과세기준일 '6월 1일' 기준 다주택자 움직임 관심 집중
  • ▲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 상가. ⓒ연합뉴스
    ▲ 서울 송파구의 한 부동산 밀집 상가. ⓒ연합뉴스

    서울 아파트값 하락 속도가 더뎌지고 일부 단지의 경우 최고가 거래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부동산시장이 바닥을 친 것이 아니냐는 긍정적 시그널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반등하기에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22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4월 셋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이 전주대비 0.06% 하락하면서 23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강남·서초·송파·강동구 등 강남4구 아파트값은 0.08% 떨어졌고, 양천·용산·동작구 등도 0.10% 이상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그러나 하락폭은 지난주(0.10%)보다 줄어들면서 4주째 감소세다. 강남구 0.02%, 송파구 0.03% 강동구 0.25% 등의 낙폭이 전주에 비해 줄었다. 또 강북·도봉·영등포·마포구 등의 경우 아파트값이 보합으로 돌아섰고, 금천구는 4주 연속 보합을 유지하고 있다.

    종전 최고가를 뛰어넘는 가격으로 거래된 단지도 일부 나왔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보면 서초구 '더샵 서초' 전용 152㎡는 지난달 역대 최고가인 1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14억원에 거래된 뒤 4개월 만이다.

    지난달 29억3000만원에 거래된 용산구 '용산 시티파크 2단지' 전용 184㎡는 지난해 9월 최고가 25억원보다 4억3000만원을, 지난달 19억원에 거래된 서초구 방배동 '동부센트레빌' 전용 157㎡는 최고가인 14억7000만원을 웃돌았다.

    지난해 9·13대책 이후 낙폭이 가장 컸던 강남권 재건축 단지도 1억~2억원씩 급반등했다. 대치동 '은마' 전용 84㎡는 지난달 최고 18억원에 거래됐다. 전월 16억9000만원에 비해 1억원 이상 올랐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집값 반등의 초기로 해석하기도 한다.

    하지만 고액자산가들의 일부 거래가 반영된 통계상 착시 효과일 뿐 부동산시장의 전반적인 흐름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일부 거래 성사는 9·13대책 등 정부의 규제로 거래가 워낙 부진했던 데 따른 일시적 효과라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집값이 바닥을 찍었다고 할 만한 뚜렷한 징후가 없다"며 "특히 바닥을 쳤다면 가격 회복이 뒤따라야 하지만, 집값은 여전히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은 판단하기 이르다"고 분석했다.

    시장에서는 당분간 집값이 반등할 여지는커녕 오히려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과세기준일인 6월1일 이전에 다주택자의 움직임이 가장 큰 요인으로 지목된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집값 상승기에는 보유세 부담이 크지 않았으나, 최근 집값이 주춤하면서 부담이 커진 만큼 증여 또는 처분 등으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한 방법을 찾을 것이기 때문에 가격이 추가 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특히 현재 시장이 매도-매수자 모두 관망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당분간 위축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한 시점으로 반등과 지속 하락에 대한 판단을 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며 "6월 보유세 관련한 시장 변동과 상반기 예정된 신규분양 물량들의 성적을 봐야 제대로 된 판단이 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반적인 보합세 속에서 매수자와 매도자 간 관망세가 더욱 깊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급매물 거래가 반짝 늘었지만, 여전히 전반적으로 거래는 실종된 상태"라며 "앞으로도 국지적인 급반등이 나타날 수는 있겠지만, 정부 규제가 여전한 만큼 본격적인 가격 반등으로 이어지긴 힘들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