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월 서울거래총액 45조…전년比 124% 수준정부 뒤늦게 '대출 조이기'…영끌족 '발등에 불'고금리 기조 이어질듯…노도강 가격하락 예상
  • ▲ 서울시내 아파트.ⓒ뉴데일리
    ▲ 서울시내 아파트.ⓒ뉴데일리
    정부 대출규제 여파로 서울·수도권 집값 상승세가 주춤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대출금리도 당분간 고금리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영끌족들의 이자부담도 가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4년전 영끌족 패닉바잉에 따른 시장 왜곡이 재현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725조3642억원으로 직전월대비 9조6259억원 뛰었다. 이는 시장활황기였던 2021년 수준을 뛰어넘은 액수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도 568조6616억원으로 7월말과 비교해 8조9115억원 늘었다.

    대출수요가 급증한 건 이달 DSR 규제가 강화되기 전 영끌족들의 매수행렬이 이어진 까닭이다.

    직방에 따르면 1~8월 전국아파트 매매거래량은 30만1395건, 거래총액은 139조3445억원으로 나타났다. 거래량은 지난해 연간거래량인 29만8084건을 넘어섰으며 거래총액은 지난해 151조7508억원의 92% 수준이다. 

    권역별로 보면 지난 8월까지 수도권 거래량은 14만1911건을 기록했다. 지난해 15만6952건의 90%에 달하는 수치다. 수도권 매매거래총액은 96조8442억원으로 지난해 연간총액인 93조3531억원을 넘어섰다.

    특히 서울의 매매거래량과 거래총액은 지난해 연간기록을 웃돌고 있다. 거래량은 3만8247건으로 지난해거래량의 112% 수준을 기록했다. 거래액은 44조9045억원으로 전년거래액의 124%에 달한다. 

    더불어 수도권에서 생애 첫 내 집 마련에 나선 무주택자들도 증가했다. 법원 등기정보광장 소유권이전등기(매매)에 따르면 1~8월 수도권에서 생애 처음으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을 구입한 사람은 총 14만3305명이다. 전년동기 12만2658명보다 16.8% 증가했다. 

    전체 매수자 27만919명의 52.8%에 해당하는 것으로 2명중 1명이 생애 첫 매수자인 셈이다. 수도권에서 증가폭이 가장 컸던 곳은 서울이다. 생애 첫집 매수 2만9958건으로 전년동기대비 37.6% 급증했다. 

    인천도 2만4491건을 기록해 지난해동기와 비교해 28.8% 뛰었다. 경기지역 생애 첫 매수자는 8만8556건으로 전년동기대비 8.5%가 증가해 오름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주택수요 증가는 경매시장까지 번지고 있는 모양새다. 경‧공매 데이터 전문기업 지지옥션의 '2024년 8월 경매동향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낙찰율은 47.3%로 전월대비 0.6%p 상승했다. 낙찰가율은 95.5%를 기록하면서 전월대비 1.8%p 올랐다. 이는 지난 2022년 7월 이후 2년 1개월만에 최고치다.
  • ▲ 서울시내 KB국민은행.ⓒ뉴시스
    ▲ 서울시내 KB국민은행.ⓒ뉴시스
    하지만 정부가 뒤늦게 대출규제에 나서면서 시장회복세가 한풀 꺾였다.

    우선 정부는 가계대출 증가액이 경영계획을 초과한 은행 경우 내년도 DSR관리계획때 목표치를 더 낮게 수립하도록 만들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금융권은 대출한도를 줄이고 1주택자에 대한 대출문턱도 높였다. 이같은 조치로 아파트 가격 상승폭도 다소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첫째주 주간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아파트 매매가격 상승폭은 0.21%로 전주대비 0.05%p 감소했다. 이는 지난달 둘째주 이후 3주 연속 축소됐다. 

    더불어 한국은행도 지난달 22일 기준금리를 3.50%로 묶고 긴축기조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한은은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속 네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할 때도 동결을 유지했다. 

    현재 한미간 금리 차이는 1.5%p인 데다 가계대출 역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 당분간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도 낮은 상황이다.

    이러한 시장 흐름이 지속되면 영끌족들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실제 집값이 급등했던 2021년 당시 집을 샀던 영끌족들은 집값과 하락과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앉았다. 이로인해 아파트 거래량이 줄면서 호가를 낮춰 파는 하락거래가 속출했다. 

    권일 부동산인포 팀장은 "대출규제 등으로 실수요자들이 주저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권에서 대출이 제한되는 부분이 생기다보니 움직임폭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당연히 거래도 감소하고 그 여파로 상승폭도 둔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이런 상승폭 둔화는 노도강 등 서울 외곽지역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강남이나 마용성등의 경우에는 아무래도 현금여력이 있는 분들의 구매가 많지만 서울 외곽지역은 빠듯하게 대출에 맞춰서 움직이는 수요자들도 많다. 따라서 하반기에는 대출규제 등의 여파로 노도강 위주로 가격이 떨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