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부터 계약 2년 이상 유지시 인센티브 제공 25회차 이상 유지 총환산 월초보험료 5% 지급 영업현장 인센티브, 무리한 계약체결·유지 우려↑
  • ▲ 한화생명 본사 전경.ⓒ한화생명
    ▲ 한화생명 본사 전경.ⓒ한화생명

    한화생명이 추락한 보험계약 유지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인센티브 제공이란 당근책을 꺼내들었다. 

    설계사들에게 추가 수당을 주는 게 계약 유지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해서다. 일각에서는 보험사의 인센티브 제공은 유지율을 높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불완전판매를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설계사가 수당을 목적으로 무리한 영업에 나설 우려가 있어서다. 
     
    2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생명은 대형 독립법인대리점(GA) 설계사가 계약을 2년 이상 유지할 경우 보너스를 지급하는 '장기유지보너스' 제도를 신설했다.

    이를테면 유지율이 25회차(2년이상) 이상인 경우 총환산 월 초회보험료의 5%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36회차(3년이상) 이상인 경우엔 총환산 월 초회보험료의 7%를 지급할 예정이다.

    총환산 월 초회보험료가 2000만원이라면 100만원을 지급하는 셈이다.

    보장성보험의 경우 총환산 월 초회보험료가 더 높다. 주계약이 1000만원인 종신보험(20년 납입) 계약을 체결한 경우라면 25회차 보너스로 108만원, 36회차 보너스로 151만원을 챙기게 된다.

    한화생명이 이처럼 장기유지보너스를 신설한 것은 보험계약 유지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보험 계약유지율은 보험 판매회사의 전반적인 계약관리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유지율이 낮을수록 보험계약에 대해 만족하지 못해 해지한 사례가 잦음을 의미한다.

    가령 25회차 유지율이 낮다면 계약 관리 부실로 2년을 넘기지 못하고 해지됐다는 것이다. 유지율이 60%라면 계약 10건 중 4건이 2년 이내에 해지됐다고 보면 된다.  

    지난해 한화생명의 25회차 계약유지율은 64.6%로, 생보업계 평균치(65.5%)에 못 미쳤다. 빅3 생보사에 해당하는 삼성생명(66.2%), 교보생명(65.5%)과 비교해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한화생명의 작년 25회차 유지율은 2017년(68.3%)과 비교할 때 3.7%포인트 낮아졌다. 같은기간 13회차 계약유지율은 81.7%로 1년 전 대비 3.27% 하락했다.

    낮은 계약유지율은 자칫 불완전판매와 고아고객을 양산하면서 고객 피해를 야기할 수 있다. 

    이에 일부 보험사들은 설계사들에게 특정회차 이상 계약을 유지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으로 유지율을 높이려하고 있다. 
     
    이런 과정에서 설계사들은 보너스 지급 대상 조건을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계약을 이어갈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실제 일부 설계사들은 사은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계약 유지에 나서고 있다. 소비자가 계약을 해지한다고 할 경우엔 설계사가 스스로 보험료를 대납하며 무리하게 계약을 유지하기도 한다.

    인센티브 제도는 일시적으로 계약유지율을 높일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설계사 수당 경쟁으로 이어져 불완전판매율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를 두게 되면 설계사들이 더 많은 보너스를 가져가기 위해 계약을 판매, 유지하는 과정에서 보험료 대납과 불건전 영업행위로 소비자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화생명 관계자는 "FP채널 조직 재정비 등 여러 사유로 계약 유지율이 감소했다"며 "이달 초 장기유지보너스를 신설했으며, 이탈 가능 계약 집중 관리를 통해 유지율을 끌어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