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미엄+신가전' 시너지… 영업익 7276억 사상 최대 실적매출 30% 급감 스마트폰, 베트남 이전 모멘텀 마련 총력VS-BS사업 제자리걸음 속 '미래성장동력' 부재 아쉬움
  • 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새 역사를 쓰며 가전 명가로서 입지를 다시 한번 굳혔다. 승승장구하는 가전과는 달리 국내 생산을 접을 정도로 위기에 빠진 스마트폰 사업은 16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하며 대조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량용 부품사업과 B2B사업도 제자리걸음 수준의 실적으로 더딘 성장을 이어갔다.

    LG전자는 30일 2019년 1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14조 9151억 원의 매출액과 900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해 4분기 757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간신히 흑자를 냈던 것에 비하면 우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LG전자의 지난 1분기 실적은 가전사업을 빼놓고는 논할 수 없을 정도로 눈부신 활약이 두드러졌다. 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가전 명가 LG전자의 역사를 새로 썼다는 평가가 나온다. 가전사업을 맡고 있는 H&A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 5조 4659억 원의 매출액과 7276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실상 LG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전사업에서도 의류관리기, 건조기, 공기청정기 등 이른바 신가전 3총사의 판매 호조가 실적 신기록의 1등 공신으로 부각됐다. 

    LG전자는 이날 실적발표 뒤에 있었던 컨퍼런스콜을 통해 "신가전 제품군이 전체 가전 매출 중에서 단연 두드러진 성장세를 나타냈다"고 하며 "지난 2017년 전체 가전 매출 중 신가전 비중이 5%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15% 수준으로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프리미엄 제품들이 본격적으로 시장에서 자리를 잡으면서 신가전 제품과 쌍끌이에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국내에서 가전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 효과까지 더해지며 지난 1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반면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MC사업본부에는 여전히 우울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지난 1분기 1조 5104억 원의 매출액을 기록했지만 여전히 적자에서 빠져나오지 못해 2035억 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매출액도 전년 동기 대비해선 30% 가까이 급감해서 우려감을 키웠다. 지난 1분기까지 이어진 적자로 LG전자 MC사업본부는 지난 2015년 3분기부터 16분기 연속 적자라는 오명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다행히 지난 분기에 비해선 적자규모가 축소되는 모습이었다. 지난해 4분기에는 3185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던 바 있다. 올해들어 손실 규모를 1000억 원 넘게 줄인 셈이다. 하지만 전체 실적에 대한 기여도로 봤을땐 여전히 LG전자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힐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는 앞서 스마트폰 국내 생산을 중단하고 베트남으로 생산기지를 이전한다는 LG전자의 발표에 대한 문의가 이어졌다. MC사업본부가 적자를 탈출하기 위해 내린 극단의 결정이라 이 같은 생산거점 재배치가 어느 정도 효과를 줄 수 있을지에 특히 관심이 모아졌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MC사업 생산거점의 효율화를 위해 재배치 작업을 추진하고 있는데 오는 3분기까지 이전을 마무리하고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며 "이전 작업이 마무리되는 4분기 이후에는 일정부분 수익 개선이 기대되고 이 같은 수익 개선세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을 제시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한데 따른 출하량 감소 상황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삼성전자나 애플 등도 스마트폰 출하량을 줄이고 있는 추세인 가운데 시장 점유율이 높지 않고 적자가 이어지는 LG전자가 스마트폰 출하량을 얼마나 줄일지에 업계의 관심이 높았다. 추후 시장의 전반적인 감소 수치가 공개된 이후 LG전자도 구체적 사정을 밝히겠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가전사업과 스마트폰 사업이 이처럼 희비가 엇갈린 가운데 신성장동력으로 추진하고 있는 차량용 부품사업과 B2B사업 등도 제자리걸음 수준의 실적에 만족해야했다. 차량용 부품사업을 하는 VS사업본부는 지난 1분기 1조 3470억 원의 매출액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60% 넘는 성장을 보여줬지만 아직 이익을 내지 못하는 사정이다. B2B사업을 하는 BS사업본부의 경우 6256억 원의 매출액과 55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소폭이지만 역성장해 미래사업에서도 좀처럼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