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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제약사들이 췌장암 정복의 길에 도전하고 있다.
췌장암은 위치상 직접적인 절제 수술이 힘들고, 조기 발견이 어려워 다른 암에 비해 예후가 좋지 않다.
따라서 췌장암이 발견되더라도 70~80%는 수술이 불가능한 상태로 5년 생존율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치명적인 암이다.
일찌감치 췌장암 분야 치료에 주목한 것은 동성제약이다. 동성제약은 2세대 광과민제를 이용한 광역학 치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동성제약은 2009년 2세대 광과민제 '포토론'의 국내 독점판매권을 획득했다. 2015년부터 서울아산병원 박도현 교수와 함께 총 29명의 췌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자 임상(2상)을 진행했다.
최근 해당 임상결과가 긍정적이라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지난 29일에는 동성제약의 주가가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동성제약은 지난 2018년 3월 한국전기연구원으로부터 '암(종양) 진단 및 치료용 형광 복강경 복합광원장치 기술'을 이전 받은 바 있다.
이로써 동성제약은 한국전기연구원이 개발한 형광복강경시스템을 이용해 내시경적 방법으로도 적용이 어려웠던 췌장암은 물론, '복강경 기반 형광 암 진단 및 광역학 치료 기술'의 안전성 및 유효성 확인을 위한 추가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GC녹십자셀은 내년 미국 임상 1상에 진입하는 것을 목표로 췌장암 CAR-T치료제 개발에 들어간다.
CAR(키메라 항원 수용체)-T 치료제는 환자의 T세포를 체외에서 조작해 암세포 표면의 특정 단백질 항원을 인식하는 CAR를 면역세포 표면에서 생성하도록 만든 뒤 다시 환자에게 주입해 일종의 유도탄처럼 암세포만을 정확하게 공격하는 면역세포치료제다.
GC녹십자셀은 메소텔린 항체를 도입해 고형암을 대상으로 한 췌장암 CAR-T치료제 개발을 본격화 한다는 계획이다.
메소텔린은 최근 열린 2019 AACR(미국암연구학회) 연례회의에서 고형암에 대한 우수한 항암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한 1상 임상시험 결과가 발표되며 세계적으로 주목되는 암 항원이다.
진단분야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JW홀딩스는 간단한 혈액검사만으로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세계 최초 '다중 바이오마커 진단키트' 원천기술에 대한 중국 특허를 취득했다.
JW홀딩스는 췌장암 조기진단 원천기술과 관련해 국내 특허는 2016년, 일본 특허는 2018년 취득했으며 미국, 유럽에도 특허를 출원한 상태다.
지금까지 췌장암 말기 환자에서 주로 반응하는 암 특이적 항원 'CA19-9'를 검사하는 방법은 있었지만, 초기 환자에서 나타나는 'CFB(보체인자B)'로 췌장암을 진단하는 원천기술을 보유한 회사는 세계에서 JW홀딩스가 유일하다.
한편, 미국 암학회 등 학계에서는 현재까지 췌장암에 대한 조기 진단 마커가 없기 때문에 2020년에는 췌장암이 암환자의 사망 원인 2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고 있다.
글로벌 췌장암 치료 및 진단 관련 시장은 2015년 17억3000만 달러(약 2조원)에서 연평균 13% 성장해 2020년 31억8700만 달러(약 3조 7000억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