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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4주 연속 상승하며 역주행하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강남을 중심으로 집값 반등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일반 아파트 매매거래량이 적은데다 정부 규제도 여전하고 경기 침체와 맞물린 가격 상승 요인도 없어 당분간 부동산 시장은 하방 압력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0.09% 상승해 전주(0.01%) 대비 상승폭이 크게 확대됐다. 특히 지난달 19일부터 오르기 시작해 4주 연속 상승한 것이 눈에 띤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강남권 주요 재건축 아파트 중심으로 급매물이 소화되면서 오름폭을 키웠다"며 "재건축 대표 단지인 은마아파트 등 시장 바닥 심리가 확산되면서 저가 매물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 재건축 아파트값이 반등한 데는 일부 급매물 소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최근 들어 일부 재건축 단지의 실거래가는 기존 저점 대비 소폭 오른 가격에서 거래되는 분위기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를 보면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 76㎡은 지난 2월 14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가 3월 들어 15억3000만원으로 한달새 5000만원 가량 올랐다. 전용 84㎡ 역시 지난 2월 16억6000만~16억9000만원에 실거래됐지만 3월 들어 18억원에 실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서울 일반 아파트의 가격 하락세는 지속한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무엇보다 올 들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는 매매거래량이 이달에도 최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911건으로, 종전 최저거래량(2731건)을 기록했던 2010년 5월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건수도 2400건으로, 4월 거래량으로는 역대 최저치다. 전문가들은 3기 신도시 추가발표와 부동산 억제 정책이 지속되면서 한동안 반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최근 강남 재건축 아파트를 중심으로 하락이 멈추긴 했지만 시장의 추격 매수세나 거래량 회복이 뚜렷하지는 않다"며 "주택 가격 하방 경직성에 따른 효과 정도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KB부동산 관계자도 "서울의 매매전망지수가 반등했으나 집값 하락폭이 둔화되며 관망세가 짙어지는 모습"라며 "매수세가 약화되고 이사철이 지남에도 회복될 기미가 보이지 않은 탓에 상승 보다는 하락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