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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젤이 최근 1개월간 230억원어치 자사주를 매입했음에도 주가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3일에는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출처 다툼의 영향으로 6.65% 급락하기도 했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휴젤은 지난달 10일부터 230억 3572만원을 투입해 자사주 5만 6190주를 취득했다.
휴젤은 지난달 9일 10만주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취득예정 금액은 378억 5000만원으로, 지난달 10일부터 7월8일까지 장내에서 직접 취득하기로 했다.
휴젤은 이미 취득하기로 한 자사주의 절반 이상인 56.19%를 사들였지만 주가는 40만원대 초반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자사주 취득 공시 1일 전인 지난달 8일 휴젤의 주가는 37만 8500원이었다. 14일 휴젤의 주가는 전일 대비 1.4%(5400원) 오른 39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지난 13일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출처 다툼이 불거지면서 휴젤의 주가까지 전일 대비 6.65%(2만 7400원) 급락했다가 회복세로 돌아선 것이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 13일 대웅제약에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의 균주와 관련 서류·정보를 메디톡스에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이날 대웅제약은 전일 대비 7.94%(1만 5000원) 급락하고 메디톡스는 0.91%(4700원) 올랐다.
휴젤은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의 균주 출처 논란이 자사의 기업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없다는 입장이다. 외부 요인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인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전망이다.
그러나 지난 13일 외부적인 영향을 배제하더라도 휴젤은 자사주 취득에 따른 주가 부양 효과를 거의 누리지 못하고 있다. 자사주 취득 기간에 가장 높은 종가를 기록한 날(지난 7일) 휴젤의 주가는 42만 9100원에 그치는 등 좀처럼 40만원 초반대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이 자사주를 매입하면 시중 유통 주식 수가 줄기 때문에 주가 부양 효과가 있다. 또한, 회사 사정을 잘 아는 기업이 자사의 주가가 실적 대비 저평가됐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비춰지기 때문에 희소식으로 작용하는 편이다.
휴젤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은 주가 부양보다는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서 한 것"이라며 "주가는 기업가치에 따라서 오르기 때문에 외부적인 영향은 일시적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1분기 실적이 뒷받침되지 않아 자사주 취득으로 인한 주가 부양 효과가 크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휴젤은 지난 10일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64억 3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26.3%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91억 1900만원으로 7.3% 늘었지만, 당기순이익은 140만 5900만원으로 34.0%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컨센서스에는 부합했지만 다소 아쉬운 실적이다.
영업이익이 부진했던 것은 휴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수출이 67% 감소한 영향이 컸다. 수출의 경우 분기별 매출이 일괄되게 분배되지 않으면서 실제 실적과 시차가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 또한, 지난 3분기부터 일부 수출 에이전시를 정리한 여파가 남아 수출 회복에 따른 수혜를 제대로 누리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2분기부터는 톡신 해외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12월 판매허가를 획득한 대만 시장에서 유의미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017년 진출한 러시아와 브라질에서도 순조롭게 실적을 확대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1분기까지 부진했던 (휴젤의) 영업이익은 2분기부터 다시 증가세로 전환될 것"이라며 "휴젤은 순이익 15~20% 규모의 현금배당 혹은 자사주 매입 등 주주친화정책을 시행할 계획을 밝혔으며, 이는 주주가치 제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