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갈등 속 장비 조달 리스크LTE망 화웨이 장비 구축… 5G 초기 어쩔 수 없는 선택SA 상용화시 결별 가능… 하현회 부회장 "효율적인 방법 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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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화웨이 거래 금지명령'에 따라 구글도 안드로이드 사용 허가를 취소한 가운데, 국내 이통사 중 유일하게 화웨이 5G 장비를 쓰는 LG유플러스가 '화웨이와의 이별'을 선언하게 될 지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G 상용화 초기인 현재 기존 LTE 장비와 5G 장비를 서로 연계해 5G 기술을 구현하는 방식(NSA)을 사용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따라 LTE망을 화웨이로 구축한 LG유플러스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러나 5G 단독모드(SA)로 전환된 이후엔 화웨이를 택하지 않아도 된다. 국제사회서 '왕따'로 전락한 화웨이와 관계 정리에 들어갈지 이목이 집중된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통신장비가 도청과 정보유출을 가능케 하는 존재란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화웨이의 경우, 설립자 '렌정페이(任正非)'는 중국 인민해방군 정보장교 출신이다. 이름 '화웨이(華爲)'는 "중화민족을 위해 노력한다"는 뜻을 담고 있다.

    2003년 당시엔 미국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CISCO)'가 "화웨이가 시스코의 라우터, 스위치 허브 등을 무단복제했다"며 소송을 제기한 바 있으며, 당시 화웨이는 처음엔 "그런 사실이 없다"고 발뺌했지만 결국 "시스코의 소스코드를 도용해 개발했다"며 잘못을 시인했다.

    2012년에는 중국 해커들이 캐나다 네트워크 장비 업체 '노텔'을 해킹해 화웨이 제품 개발에 결정적 기여를 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화웨이는 노텔 장비의 설계도면은 물론 프로그램, 매뉴얼까지 그대로 복사하다시피 했단 사실이 드러났다.

    이후 화웨이는 '중국 인민해방군의 선봉'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았고, 미국 정보기관 NSA는 화웨이를 해킹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LG유플러스는 5G 장비업체 선정 당시 화웨이를 택할 수 밖에 없었다.

    세계 전자이동통신 업체들이 참여해 무선 통신 관련 국제 표준을 정하는 3GPP(이동통신 표준화 기술협력 기구)는 지난 2017년 첫 5G 표준안으로 4G LTE 장비 '혼용모드(NSA . Non-Stand-Alone/ LTE + 5G 복합규격)'를 표준으로 정했다. 이 탓에 이미 구축된 LTE 장비의 영향이 절대적일 수밖에 없었다.

    LTE 구축 당시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수도권), 에릭슨(경상), 노키아(전라) 장비를 도입했고 추가로 수도권에 화웨이 장비를 도입, 인구밀집 지역에 대한 가중도를 높였다.

    그러나 5G '단독 모드(SA. Stand-Alone/ 오직 5G로 데이터를 송수신 하는 기술)'에선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SA 방식은 LTE망 없이도 5G 망만으로 통신할 수 있는 3GPP의 표준규격으로, 업계는 대략 2023년을 SA의 상용화 시기로 보고 있다. 해당 규격을 준비하면서 LG유플러스가 화웨이를 배제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미국의 '화웨이 거래 금지명령' 속 렌정페이 회장이 "미국이 우리에게 생산해 달라고 부탁해도 하지 않을 것"이라며 거칠게 대응, 고립을 자처하는데다 중국 당국 역시 희토류 '보복카드'를 만지작 거리며 미·중 갈등이 좀처럼 사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희토류는 반도체 등 첨단 제품의 원료로 중국이 전 세계 희토류 생산량의 95%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이 희토류의 대미 수출을 중단할 경우 미국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줄 수 있다.

    LG유플러스는 서울·수도권·강원도 지역에 화웨이 5G 장비로 기지국을 구축 중인데, 리스크가 지속될 경우 SA 방식의 네트워크 인프라 구축 중 장비 조달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단 지적이다.

    LG유플러스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 정해진바 없다는 입장이나, 업계는 SA 방식서는 화웨이와 결별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하현회 LG유플러스 부회장은 5G SA 방식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화웨이 장비를 사용할 것이냐는 질문에 "그때 봐서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문제가 단순 통신장비의 문제를 넘어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해당 이슈가 단기간에 쉽사리 해결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이에 따라 LG유플러스가 SA 방식서도 리스크를 안고 화웨이를 통신장비로 택할 지 업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