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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벅스커피 코리아가 8년만에 400억원에 이르는 거액 배당을 하면서, 신세계와의 '결별설'이 고개를 들고 있다. 특히 스타벅스 코리아의 대표이사가 외부 인사로 교체된 데 이어 이번 배당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의 강력한 요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신세계가 스타벅스와 결별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해 이마트와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에 각각 200억원씩, 총 400억원을 배당했다.
스타벅스 코리아가 배당한 것은 2010년 이후 8년 만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1999년 신세계그룹 계열 이마트와 스타벅스 인터내셔널이 각각 50%를 투자해 설립된 이후 2005년 60억원, 2007년 20억원, 2009년 20억원, 2010년 30억원까지, 단 네 차례만 배당했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갑작스러운 거액 배당을 두고 업계 사이에서는 신세계그룹이 '어닝 쇼크' 수준의 이마트 실적 하락을 감당하면서 치열해진 시장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총알'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마트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743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51.6% 줄면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돌았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 역시 697억원으로 44.0% 감소했다.
특히 이번 배당을 정용진 부회장이 강력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마트와 스타벅스 본사 간 재계약이 이뤄지지 않을 가능성까지 대두됐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1조5224억원, 영업이익 1428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 내에서 스타벅스의 매출 규모는 이마트, 신세계백화점에 이어 세번째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상표·기술사용 계약을 통해 매출의 5%가량을 로열티로 스타벅스에 내고 있다. 이 가운데 스타벅스 코리아의 매출이 늘어나면서 로열티도 매년 100억원 이상 늘고 있다.
매출액을 감안하면 지난해 스타벅스 코리아가 미국 본사에 지급한 로열티는 약 780억원에 달한다. 배당금을 더하면 지난해에만 미국 본사로 1000억원이 넘는 돈이 흘러들어간 것이다.
이에 앞서 올해 초 이석구 전 대표가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업계 안팎에서는 이마트가 스타벅스 코리아와 재계약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대두됐다.
스타벅스 코리아의 고속 성장을 이끌어낸 이 전 대표는 지난해 11월말 신세계그룹 정기임원 인사에서 대표에 유임됐다.
하지만 돌연 올해 3월 송호섭 전략운영담당 상무가 신임 대표에 선임됐다. 송 대표는 지난해 10월 스타벅스 코리아에 영입됐다. 신세계그룹 출신이 아닌 외부 인사가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를 맡은 것은 이례적이다.
이에 대해 이마트 측은 "스타벅스 코리아는 조인트벤처 형태로, 스타벅스와 정해진 계약 기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배당 역시 스타벅스 코리아가 2년 연속 무차입 경영으로 안정화된 데 따른 판단이라고 주장했다. 배당 성향도 전체적인 관점에서 보면 업계 평균보다 낮다고 주장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스타벅스 코리아의 전체 당기순익의 합인 약 3890억원 대비 배당액은 10%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