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히트 화장품 인기 편승한 미투 제품 쏟아져유명 제품의 콘셉트 디자인부터 기능 측면까지 "트렌드 수명 더욱 단축시킬 수도"
  • ▲ 크리스챤 디올 '디올 어딕트 립글로우'(좌) 시크릿키 '스윗글램 틴트 글로우'(우)
    ▲ 크리스챤 디올 '디올 어딕트 립글로우'(좌) 시크릿키 '스윗글램 틴트 글로우'(우)
    화장품의 모방 상품 이른바 '미투(me-too) 제품' 출시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화장품 트렌드가 빠르게 바뀌면서 한 브랜드의 특정 제품이 호응을 얻으면 곧바로 콘셉트부터 패키지 디테일까지 비슷한 제품들이 쏟아지고 있는 것.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크리스챤 디올의 대표 아이템이자 2014년 일명 김연아 립밤으로 화제가 되었던 디올 어딕트 립글로우의 비슷한 제품을 여러곳에서 선보이고 있다. 

    그 중 시크릿키(SECRET KEY)의 스윗글램 틴트 글로우는 디올 립밤과 유사한 외형으로 화제가 된 바 있으며, 일명 디올 저렴이(비싼 화장품과 유사한 효과를 낼 수 있는 저가 화장품을 지칭)로 입소문을 탔다.

    디올 립밤의 분홍색 뚜껑 케이스부터 케이스에 새겨진 글씨체, 제품 하단부의 모양까지 유사하다. 구매 시 주의 깊게 살펴보지 않을 경우 시크릿키 립밤을 디올의 립밤으로 헷갈리기 쉽다는 게 소비자들의 목소리다.

    또 최근 이슈가 된 사례로는 비바이바닐라(B.by BANILA)의 립모션 컬렉션과 부르조아(BOURJOIS)의 루즈에디션 벨벳 듀오 SET가 있다. 립모션 컬렉션은 바닐라코의 메이크업 브랜드 비바이바닐라가 지난해 10월 선보인 신제품으로, 기존에는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입술 이미지가 돋보이는 패키지를 통해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부르조아의 대표 제품인 루즈 에디션 벨벳 인기 색상 2개를 묶은 세트 제품 루즈에디션 벨벳 듀오 SET는 비바이바닐라의 립모션 살살몬(Salsalmon) 제품과 흡사한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다. 삼각형의 립모션과는 달리 사각형 모양의 패키지를 사용한 점은 다르지만 패키지 속 입술 이미지의 방향과 각도가 립모션 컬렉션을 연상시킨다.

    화장품업계 미투 제품 사례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시장도 확인할 수 있다. 중국 최대 생활용품점 미니소의 딥 클렌징 폼은 일본 뷰티 브랜드 시세이도 매스티지의 클렌징 라인인 센카(SENKA)의 센카 스피티 퍼펙트 휩 모이스트 터치와 닮았다.

    미니소(MINISO) 딥 클렌징 폼은 센카를 연상하게 하는 파란색 용기, 펌핑형 구조와 함께 물방울 모양 로고를 사용했다. 현재 해당 제품이 미니소 중국 매장을 비롯한 해외 매장에서 판매되고 있는 만큼 외국 소비자의 경우 일본어까지 쓰여 있는 미니소 제품을 센카 제품으로 오인해 구매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외에도 갈색병으로 유명한 에스티 로더 어드밴스드 나이트 리페어와 싸이닉 나이트 리페어 앰플, 조말론 코롱과 테이크어필 향수, 조르지오 아르마니 프리베’향수와 더샘 어반 브리즈 등이 닮은꼴 제품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져 있다.

    이처럼 화장품업계의 미투 제품은 관행처럼 처지면서 모방이냐 아니냐를 다투며 경쟁 업체들 간 법적 소송이 진행되기도 했다.

    미투 제품이 등장하는 이유로는 유명 제품의 후광 효과를 통해 보다 쉽게 자사 제품의 판매량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화장품업계는 소셜 네트워크(SNS)를 중심으로 트렌드가 빠르게 확산되다 보니 미투 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개발 비용과 실패 확률을 줄이고 새로운 소비자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는 전략으로 평가 받기도 한다.

    화장품업계 관계자는 "미투 제품으로 소비자들 입장에서는 어떤 제품이 원조인지 알기 힘들 정도다"라면서 "결국 소비자에게 혼란을 야기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트렌드 수명을 더욱 단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