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환 사장 "서비스 1위 공항" 역설… 운항 지연율 매년 증가세'민감' 지방세 소신 발언 눈길… "지금은 미래 투자 필요한 때"안전·중기 인큐베이터 역할 강조… 입국장 면세점 매출목표대비 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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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환 인천공항공사 사장은 13일 세종 시내 한 식당에서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들과 만나 취임 두 달여를 맞은 소회를 밝혔다.
이날 구 사장은 인천공항이 세계 1위 공항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구 사장은 "영원한 1등은 없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 국위 선양하는 세계 1등 공항으로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안전사고와 관련해 "사고 나면 1등이란 말이 무색하니 시설 점검 등을 마쳤다"고 말했다. 2021년 개항 20주년을 맞는 것과 관련해선 "선두를 달려야 한다. 세계의 경쟁 공항들이 첨단 기기를 다 업그레이드하는 상황에 우리는 기기 수명(내구연한)이 남았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고 했다.
구 사장이 언급한 세계 1위 공항은 서비스 분야다. 구 사장은 "국제공항협의회(ACI)가 주관한 세계공항서비스평가(ASQ)에서 12년 연속 선두다. 명예의 전당에 들어간 거다. 평가를 안 받겠으니 평가에서 빼달라고 했다"고 부연했다. 다만 구 사장은 "인프라 등의 평가는 다르다"면서 "규모 등의 측면에선 싱가포르 창이공항이 세계 1위다"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인천공항의 운항 지연율이 해마다 늘어나는 상황에서 서비스 1위라는 평가를 뒤돌아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10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2014년부터 지난해 9월까지 인천공항 지연출발현황을 분석한 결과 매년 지연출발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운항 지연율은 예정된 시간보다 15분 이상 출발이 늦어진 항공기의 비율을 말한다. 인천공항 운항 지연율은 2014년 18.3%에서 2015년 23.1%, 2016년 30.1%, 2017년 30.7%, 지난해 9월 현재 35.4%(4만5145편)로 집계됐다. 지난해 1월 미국 항공통계전문 사이트 '플라이트스탯츠'가 측정한 인천공항의 정시율(15분 이하 출발률)은 50.04%로, 세계 허브공항 44개 중 꼴찌였다. 항공기 지연율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이용객이 불편을 겪는다는 뜻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항공전문가는 "인천공항은 분명 세계 최상위 수준의 국제공항이지만, 모든 부문에서 세계 1위는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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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사장은 입국장 면세점과 관련해선 "제1, 2터미널 합쳐 2억원쯤 매출이 나온다"며 "출국장 면세점은 영향이 없다. 입국장 면세점이 생기면서 기내면세점 서비스도 달라졌다고 한다. 국민 편익이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은 입국장 면세점 운영 초기여서 매출액이 기대에는 못 미친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익명을 요구한 인천공항공사 관계자는 "하루 매출 3억원을 기대했는데 2억원에 그쳤다"고 전했다. 목표 매출의 67% 수준인 셈이다.
구 사장은 인천공항이 국내 중소기업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는 데 앞장서겠다고도 했다. 구 사장은 "인천공항에서 납품받아 써본 제품이라고 하면 해외 진출 때 큰 도움이 된다"면서 "(중소기업을 지원하고자) 공사 내 공항산업연구원을 만들었다. 직원들이 다른 연구소에서 검증받은 우수 제품을 발굴해오면 테스트 과정을 거쳐 인천공항에 도입하고 발 빠르게 서비스하게 된다"고 부연했다.
구 사장은 안전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그는 "공기업 문제가 안전을 홀대하는 것"이라며 "안전실을 사장 직속으로 두고 안전을 대폭 강화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