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장기화… '샌드위치' 신세반도체 등 부품사업 中 의존도 높아 '부정적'스마트폰 반사이익?… 반도체 하락에 '득보다 실'
  • ▲ ⓒ뉴데일리DB
    ▲ ⓒ뉴데일리DB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로 촉발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좀처럼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양국은 갈등은 무역전쟁으로 확전되며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최악의 경우 글로벌 경제에 미칠 타격이 약 6000억 달러(약 712조5000억원)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무역의존도가 높은 국내 경제계의 시선도 자연스레 이들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화웨이 사태가 엎친데 덮친격으로 수출 부진을 장기화시킬 악재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 경제를 이끌어 가는 한 축인 전자업계의 경우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불안감은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는 이번 화웨이 사태와 관련된 문제를 가급적 부각시키지 않으려고 애쓰는 상황이다. 반도체부터 부품까지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만큼 화웨이 심기를 건드려 봤자 좋을게 없다는 이유에서다. 

    여기에 국가간 대립 상황으로 번진 상황에서 기업이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섰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렇다할 대응책도 없는 상황에서 '새우등 터지는' 상황으로 번질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이다. 

    이번 화웨이 사태는 미국이 지난 2012년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활용됐다는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촉발됐다.  

    미국은 유럽과 아시아 일부 국가들을 비롯해 자국 기업들에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중단하라고 압박하며 제재에 본격 팔을 걷어 붙이고 나섰다. 

    중국 정부 역시 우리나라를 비롯한 해외 기업들을 상대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압박을 가하는 상태다. 중국은 최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포함한 글로벌 업체들과 면담을 통해 미국 제재에 동참할 경우 보복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입장에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국내 업계의 최대 거래가 이뤄지는 국가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이 같은 상황이 장기화 될 경우 국내에 미치는 영향은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당장 실물경제와 투자심리 위축을 지속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는 만큼 업계의 어려움은 가중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한국 주력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수출 물가 하락 폭은 꾸준히 둔화하고 있다. 한국은행이 지난 14일 발표한 5월 수출입물가지수에서 반도체 수출물가지수 잠정치는 83.01로 전월(82.56) 대비 0.6% 상승했다. 이는 10개월 만에 반등이지만 환율이 주요 요인으로 실질적인 개선은 이뤄지지 않았다는 평가다.  

    반도체의 경우 올해 들어서 지난 5개월간 꾸준히 가격 하락이 이뤄졌다. 특히 화웨이 사태로 수요가 위축되면서 업황 하락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 정부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로 인한 광범위한 수요 감소 때문에 반도체 업황은 내년에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또한 부품 사업의 경우 화웨이 스마트폰 사업 진전이 더딜 경우 공급하는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을 대안도 찾기 힘들어 국내 업체에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스마트폰의 경우 화웨이 변수로 글로벌 출하량이 증가할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 제기되고 있지만 반도체 가격 하락이 지속되고 있어 득보다 실이 더 크다는 관측이다.

    업계 관계자는 "화웨이 상황을 지켜볼 뿐 아직까지 크게 달라진 점은 없다"면서도 "글로벌 경제 둔화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