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왕세자, ICT·수소차·로봇 등 여러 분야서 협력 강화키로‘비전 2030’ 사우디, 석유→첨단 산업구조 다변화 사우디 아람코, 현대차·에쓰오일 등 12개 기업과 업무협약 체결
  • ▲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6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
    ▲ 문재인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26일 청와대 대정원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 나서고 있다. ⓒ청와대
    재계가 사우디와 10조원 규모, 12개 사업협약을 체결하며 '제2의 중동 특수' 잡기에 나섰다. 특히 4대그룹 총수들은 사우디 왕세자를 만나 정보통신기술(ICT)과 수소차, 로봇 등의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최태원 SK 회장, 구광모 LG 회장 등 4대그룹 총수는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방한 기념 오찬에 참석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아라비아 왕실을 이끌고 있는 ‘실력자‘로 현지에서 ’미스터 에브리싱‘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사우디는 최근 석유산업 의존도를 줄이고 첨단산업 중심으로 경제구조를 바꾸는 ‘비전 2030’을 추진 중이다. 우리나라는 비전 2030의 중점 협력국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 5G 기술과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중공업, 엔지니어링 등 EPC(설계·조달·시공) 관련 계열사와의 협업에 관해 대화를 나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사우디 국영 석유회사 아람코와 국내 시장에서 수소 생태계 확장 가속화 등 여러 산업분야에 첨단 비금속 재료 활용방안을 강구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식에 참석한 정의선 수석부회장은 “수소 사회의 수요와 공급 영역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는 아람코와 협력을 통해 수소 인프라 및 수소전기차 확대에 나서겠다”며 “수소에너지 중심 사회도 함께 이끌어가겠다”고 강조했다.

    또 정 부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도 만나 수소·전기차와 자율주행차 사업과 관련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와 에너지·화학과 사물인터넷(IoT), 5G와 관련해 의견을 교환했을 가능성이 높다. 구본무 회장 역시 전자 산업과 전기차 배터리 등 여러 분야에서 폭넓게 대화한 것으로 보인다.

    경제계에서는 4대그룹 총수 외에도 조현준 효성 회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박동기 롯데월드 사장 등도 자리했다. 효성은 아람코와 사우디에 탄소섬유 생산시설 건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양사는 탄소섬유 기술 적용과 연구개발을 위한 협력 플랫폼을 공급한다.

    현대중공업은 아람코와 사우디 산업투자공사와 엔진제작 및 애프터서비스 합작회사 설립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으로 현대중공업과 아람코, 사우디 산업투자공사는 해당 합작사의 지분을 각각 30%, 55%, 15%씩 소유한다.

    재계 관계자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으로 다수의 업무협약이 체결돼 국내 기업에 실질적인 성과가 됐다”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산업 패러다임 전환은 앞으로도 경제계에 큰 기회가 될 것이다”고 전했다.

    한편, 아람코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에 맞춰 현대차와 현대중공업, 에쓰오일 등 12개 기업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협약으로 양국은 관계 강화와 글로벌 사업 확장 등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