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 통합 노력 수포로… 양측 모두 난감재무부담·웅진에너지 법정관리·신용도 강등… 삼중고2조 몸값 부담… 다시 PEF에 팔릴 처지
  • ▲ 지난해 10월 코웨이 재인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 정상윤 기자
    ▲ 지난해 10월 코웨이 재인수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석금 웅진그룹 회장 ⓒ 정상윤 기자

    ‘렌탈 원조의 귀환’이라는 웅진의 꿈이 수포로 돌아갔다. 웅진은 6년 만에 재인수한 코웨이를 석 달 만에 시장에 다시 내놨다. 코웨이 인수자금 조달로 빚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계열사 웅진에너지까지 법정관리 절차를 밟자 회사 차원에서 긴급 조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웅진은 27일 코웨이 재매각을 공식화했다. 매각 대상은 계열사 웅진씽크빅이 보유한 코웨이 지분 전량 25.08%다. 웅진은 해당 지분을 지난 3월 사모펀드 MBK파트너스로부터 사들였다.

    웅진은 코웨이 인수에 약 2조원을 투입했다. 이 중 1조 6000억원을 빚으로 마련했다.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조 1000억원을 대출했고, 씽크빅이 5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를 발행했다. 웅진 자체 조달금은 4000억원에 불과했다.

    빚이 늘어난 가운데 지난달엔 태양광 계열사 웅진에너지가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이 여파로 지주사 ㈜웅진의 신용등급은 투자부적격 등급인 ‘BBB-’로 강등됐다. 신용등급 강등으로 채권시장 내 자금 조달이 쉽지 않자, 결국 코웨이 재매각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다.

  • ▲ 지난 3월 웅진의 재인수에 맞춰 교체한 새 CI도 다시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 웅진코웨이
    ▲ 지난 3월 웅진의 재인수에 맞춰 교체한 새 CI도 다시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 웅진코웨이

    IB업계는 코웨이 매각가를 약 2조원으로 예상하고 있다. 거래 성사 시엔 웅진의 차입금 상환도 무리 없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코웨이 재인수 후 회사 내부 평가는 좋았지만, 신용등급하락 등 시장의 우려로 재매각을 결정했다”면서 “재무상 어려움이 발생해 코웨이를 내놨다기보단 추후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차원이며, 당분간 씽크빅을 주력 사업체로 삼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코웨이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만 웅진으로부터 인수하기로 한 웅진렌탈과의 통합 작업은 차질 없이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지난 5월 코웨이는 ㈜웅진으로부터 웅진렌탈 계정 7만 개와 영업인력 1400명을 사들였으며, 관련 절차는 오는 30일 완료된다.

    웅진코웨이 관계자는 “웅진에서 제시한 매각 목표 기한인 1년 여 기간동안 관련 흐름을 살필 계획”이라며 “지난 5월 인수 계약 이후부터 진행한 웅진렌탈과의 조직 통합은 어느 정도 완료된 상황이며, 재매각과 별개로 정상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는 코웨이의 새 주인 후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거론되는 후보군은 CJ, GS, 롯데그룹과 현대홈쇼핑 등 렌탈 사업에 관심을 보이는 대기업이다. 다만 2조원에 달하는 매각 규모로 또다시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에 팔리게 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국내 렌탈시장이 고성장세를 보이고 있는데다가, 코웨이가 보유 계정 수 600만의 독보적 1위 업체라는 점을 고려하면 인수자 입장에선 가치는 충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매각가가 2조원 안팎으로 예상돼 대기업조차 쉽사리 인수전에 나서진 못할 것이며, (코웨이가) 재차 사모펀드에 팔릴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면서 “웅진이 코웨이를 인수하기 몇 년 전부터 높은 몸값으로 MBK와 인수 협상자 간 거래가 수차례 불발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