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G 분양가 규제에 '후분양' 카드 꺼내정치·경제 중심지… "강남 비교해도 손색 없다"재건축 등 개발 호재 풍부… "강남 집값 뛰어 넘을 수 도"
  • ▲ 여의도 옛 MBC 부지를 개발하는 '브라이튼 여의도' 조감도.ⓒ신영 컨소시엄
    ▲ 여의도 옛 MBC 부지를 개발하는 '브라이튼 여의도' 조감도.ⓒ신영 컨소시엄

    14년 만에 서울 여의도에서 분양하는 '브라이튼 여의도'가 분양가 규제에 막혀 후분양 카드를 꺼내들었다. 정치·금융 중심지라는 상징적인 의미뿐 아니라 후분양 개발방식으로 인해 자금 부담이 커진 만큼 분양가가 강남을 넘어설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여의도 옛 MBC 부지를 개발하는 신영·GS건설·NH투자증권 컨소시엄은 최근 9500억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자금모집을 추진하고 있다. 후분양 개발방식으로 자금을 모으되 선분양으로 전환시 대출 한도설정을 조정하는 조건을 단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이 개발사업은 이달에 우선 오피스텔(전용 29~59㎡, 849실)부터 선보이고 이어 주상복합아파트(전용 84~136㎡, 454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최근 정부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를 앞세워 분양가 규제를 하고 있어 아파트 공급에 차질을 빚게 됐다. 업체 측이 계획하고 있는 분양가가 3.3㎡당 4000만원대 초반으로 알려졌지만 HUG 측에서 분양보증을 내주지 않고 있다.

    최근 분양가 심사기준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분양가 상한선을 앞서 분양한 단지들의 분양가 105%나 주변 시세 100% 이하로 낮췄다. 주변 시세를 기준으로 할 경우 준공 10년 이내 단지들이 대상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현재 여의도 아파트 평균 시세가 3.3㎡당 3139만원이다. 가장 최근인 14년전 분양한 '여의도자이'의 가장 비싼 시세가 3400만원(전용 125㎡) 정도다. 

    결국 사업자 측이 기대하는 분양가로는 사실상 보증승인을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게다가 주택경기가 달아올랐던 2017년에 부지가 매물로 나와 땅 매입 가격만 3.3㎡당 1억1165만원에 달했다. 

    여기에 후분양을 전환하면서 2배 가까이 늘어난 금융비융 때문에 사업수지를 맞추려면 분양가가 약 5000만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특히 아파트가 들어서게 될 옛 MBC 부지는 여러 금융사와 투자자문사, 국내 생명보험사를 비롯해 금융감독원, 서울국제금융센터(IFC), 전경련회관 등 국내 정치, 경제, 문화의 핵심시설이 밀집해 있는 데다 LG, 한화 등 대기업도 자리를 잡고 있다. 인근에 준공예정인 여의도 파크원에는 서울 최대 규모의 현대백화점 입점이 예정돼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선분양보다 PF 규모가 훨씬 커지기 때문에 금융비용 부담이 늘어 사업비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강남과 비교해 입지적으로 밀리지 않고 다양한 호재도 예정돼 있어 분양가가 크게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B부동산에 따르면 재건축 기대감이 반영된 여의도 시범아파트 전용 79㎡의 3.3㎡당 가격은 5356만원으로, 강남 재건축 대장주로 불리는 은마아파트와 잠실5단지의 비슷한 면적이 각각 5535만원(전용 76㎡), 5412만원(전용 76㎡)인 것과 비교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 관계자는 "여의도 재건축 사업이 본격적으로 진행되기만 하면 강남 집값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다"며 "파크원, 브라이튼 여의도 등이 분양소식을 알리면서 기대감이 또 다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