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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 셀토스가 돌풍을 일으키며 남모르게 눈물짓고 있는 모델이 있다. 쌍용차 티볼리도 현대차 코나도 아닌, 기아차 준중형 SUV 스포티지가 그 주인공이다. 셀토스 흥행과 함께 스포티지 판매량이 월 2000대 아래로 떨어지며, 우려했던 판매간섭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15일 기아차에 따르면 기아차 스포티지의 지난 7월 판매는 1860대에 그쳤다. 이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무려 42.7% 줄어든 수치다. 스포티지 월 판매가 2000대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12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셀토스는 출시 초기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출시 후 6일만에 3335대가 팔리며 경쟁모델로 분류되는 현대차 코나(3187대)를 사뿐히 제쳤다.
셀토스는 ▲동급 최대 크기를 기반으로 볼륨감이 응축된 대범한 외관디자인 ▲절제된 젊은 고급스러움으로 무장한 프리미엄 실내디자인 ▲동급 최첨단 주행 안전사양, 편의사양을 대거 탑재한 상품성을 자랑한다.
또한 복합연비 12.7 km/ℓ(16인치 2WD 기준) 1.6 터보 가솔린 ▲복합연비 17.6 km/ℓ(16인치 2WD 기준) 디젤 모델로 판매되며, 7단 DCT를적용해 가속 응답성, 연비 향상을 구현했다.
4375mm의 동급 최대 전장과 넓은 러기지 용량(498ℓ)을 확보하며 실내공간이 최대 장점으로 꼽힌다.
스포티지와 비교해서도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휠베이스는 2630mm로 2670mm인 스포티지와 비교해 40mm 짧다. 전폭도 1800mm로 1855mm인 스포티지와 55mm 차이에 불과하다.
셀토스 가격은 1929만원에서 2813만원으로 책정돼 있다. 바로 윗급인 스포티지(2120만원~3244만원)에 비해 200만원에서 400만원 정도 저렴하다.
셀토스가 스포티지 차체 크기와 비슷하고, 가격 경쟁력도 있단 점에서 일찍이 스포티지의 수요를 가져올 수 있단 우려가 제기됐다.
기아차는 지난 7월 26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셀토스 시승행사를 열었다. 시승 이후 기자들 반응은 한결같았다. 모두들 호평을 하며 셀토스의 흥행을 점쳤다.
일각에서는 스포티지가 걱정된다는 말도 나왔다. 비슷한 차체에 가격은 저렴해 스포티지 판매가 꺾일 수 있단 관측이었다. 현재 스포티지 판매량을 보면 셀토스 시승행사때의 우려가 현실이 되는 모습이다.
기아차 내부에서는 스포티지 판매 급감에 당혹해 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특히 부분변경 '스포티지 더 볼드'를 출시한 지 1년밖에 안된 시점이라 앞으로가 더 걱정이다.
기아차는 내년 하반기 쯤 스포티지 5세대 완전변경모델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이때까지 스포티지를 적정 수준 이상 팔지 못하면, 셀토스 흥행이 회사 입장에서의 완전한 성공은 아니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기아차 내부에서 향후 스포티지 판매에 고심이 커진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셀토스의 스포티지 판매간섭이 앞으로도 이어질 지 지켜봐야 한다"면서 "기아차가 침체된 스포티지 판매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어떤 전략을 펼칠 지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