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 패션업계 희비휠라코리아 사상 최대 반기 실적F&F도 매출 30% 증가… 운동화 실적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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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패션업계에 희비가 엇갈렸다. 삼성물산 패션부문, LF 등 패션 대기업은 부진한 반면 휠라, F&F의 매출이 두 자릿수 신장한 것. 통상 비수기인 봄·여름에다 국내 패션시장이 극심한 성장 정체에 놓인 것과 대비되는 성적이다. 업계에선 각기 다른 생존전략에 따라 운명이 갈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휠라코리아는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1조7939억원, 260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7%, 29.98% 늘었다. 반기 사상 최대 규모다. 2분기만 살펴보더라도 분기 사상 최대다. 매출은 9593억원, 영업이익은 1449억원을 기록했다.
휠라코리아의 호실적 요인은 지난 2015년 젊은 세대를 겨냥해 실시한 리브랜딩과 이들을 타깃으로 출시한 중저가 제품이 기대 이상의 반응을 얻은 데서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바탕으로 국내외 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과 중국 합작법인에서 나온 수수료가 증가한 점이 주효했다.
특히 신발 호조 속에 올 상반기 고성장 기조를 이어갔다. 휠라코리아는 2016년 9월 출시했던 코트디럭스가 2017년 말 100만 족을 돌파한 것을 시작으로 연이어 히트 아이템을 선보였다. 지난해 국내에서 250만 켤레의 운동화를 판매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 400만 켤레 이상을 팔았다.
디스커버리·MLB 등 전개하는 F&F는 올해 상반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2806억원, 4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28% 증가했다. F&F의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2015억원, 2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6.5%, 49.7% 증가하며 시장 기대치을 큰 폭으로 웃돌았다.
이번 실적은 MLB와 디스커버리 신발 매출확대와 MLB의 면세점 판매 호조(2분기 성장률 55%)가 성장을 견인했다. 특히 2분기 누적 신발 판매량은 MLB 17만 켤레, 디스커버리 약 8만 켤레로 각각 누적 매출 150억원, 100억원을 달성하면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했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패션 아이템 중 신발의 관심도가 높아지면서 한국 신발 시장 및 운동화 시장은 두 자릿수대의 고성장을 기록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패션 대기업들은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LF는 올해 상반기 매출은 892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55억원으로 같은 기간 13.2% 감소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을 품으면서 외형은 커졌지만 인수합병에 따른 수수료와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이 늘어난 까닭에 수익성은 악화됐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은 올해 상반기 매출은 8759억원에서 87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섬의 매출 5963억원으로 전년보다 4.2%, 코오롱인터스트리FnC의 매출은 47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감소했다. 회사 측은 "패션 경기 둔화 및 마케팅 비용 등 증가 영향으로 전년동기 대비 실적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이들의 부진에 대해 몇몇 브랜드를 제외하곤 성장을 이끄는 메가 브랜드 부재한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분석하고 있다. 소비가 크게 부진한 내수 시장에서 본업인 의류 사업을 제외하고 신규 사업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한편 산업통상자원부와 섬유산업연합회가 발간한 코리아 패션 마켓 트렌드 2019 상반기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패션 시장은 2016년 43조1807억원에서 2018년 43조2181억원으로 0.1% 성장에 그쳤다.
올해 패션시장 규모는 2% 성장한 44조3876억원으로 예상된다. 부문별로는 명품과 캐주얼 의류, 운동화 등이 상승세를 주도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 시장 중심축이 SPA 브랜드로 이동하고 기존 브랜드들의 경쟁력이 약화하며 불황이 장기화하는 상황"이라면서 "혁신을 통해 끊임없이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에 적응한 기업만이 시장에서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