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임원진, 8월에만 회사 주식 총 1만4073주 매입공기영 사장, 8902만원 들여 주식 수 5000주로 올라하반기 주요 시장 비롯 러시아에서 판매 증가세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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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건설기계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건설기계 임원진이 회사 주식을 장내 매수하면서 책임 경영에 적극 나서고 있다. 상반기 전반적인 시장 불안으로 부진했으나, 하반기엔 신흥시장 공략 등을 통한 주가 반등의 자신감을 보여주는 신호란 해석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기계 임원 10명 이상이 8월에만 수천만원어치 회사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공기영 사장을 포함한 임원진이 매입한 주식 수는 총 1만4073주인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임원진 가운데 공 사장이 가장 많은 주식을 사들였다. 공 사장은 지난 13일 현대건설기계 주식 3092주(8902만원 상당)를 매수했다. 이에 따라 공 사장의 현대건설기계 주식은 5000주로 늘어나게 됐다.

    임원들도 회사 주식을 연이어 매입했다. 권기형 전무는 5273만원 들여 두차례 매수했고, 윤영철 전무와 박승도 전무, 이홍섭 상무, 문재영 상무 등도 회사 1000주 이상을 사들이면서 책임경영 대열에 동참했다.

    공 사장을 비롯한 현대건설기계 임원들이 자사주 매수에 나선 것은 책임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차원이다. 실제로 현대건설기계는 실적 부진과 시장 악화 등의 영향으로 최근 한 달 사이 주가가 18.4% 가까이 하락했다.

    현대건설기계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5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0% 감소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8.9% 감소한 8404억원이며 당기순손실은 8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전환했다.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 심화로 주요 신흥시장이 위축된 것이 실적 악화의 주요 원인이다.여기에 미국환경보호청(EPA)이 지난 2014년 EPA 배기규제를 위반했다는 혐의로 미국 수출 장비 엔진을 조사하면서 관련 비용을 충당금으로 설정한 것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자사주 매입은 책임 경영과 주주가치 제고 차원으로 시장에서 받아들인다"면서 "현대건설기계 임원진들의 자사주 매입도 최근 떨어진 주가에 대한 부양 의지와 하반기 반등 기대감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기계는 하반기 주요 시장을 비롯해 신시장에서 반등을 노리고 있다. 현대건설기계가 법인을 둔 해외 시장은 중국과 인도, 북미, 유럽 등이다. 올해는 주요 시장 외에도 러시아를 비롯해 성장성이 기대되는 시장에서 판매가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인도는 전세계에서 건설기계 시장이 3번째로 큰 곳으로 최근 4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21%를 나타내고 있다. 현대건설기계는 상반기 인도의 정치적 이슈인 총리 선거가 마무리되고 인프라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면, 판매 증가세가 가파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에 발맞춰 현대건설기계는 인도에서의 굴착기 시장점유율을 30%대로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판매 목표는 5200대로 지난해 보다 24% 올려 잡았다. 이를 통해 2023년까지 인도시장에서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러시아 등 직수출 지역의 판매회복도 긍정적이다. 최근에는 러시아 고객사로부터 굴착기 260여 대, 휠로더 및 스키드로더 등 장비 300여 대를 포함해 3000만달러(약 360억원) 규모 장비를 일괄 수주하기도 했다.

    이번 수주는 현대건설기계가 지난해 러시아에서 거둔 총 판매 대수의 35%에 해당하는 규모다. 현대건설기계는 수주한 장비를 울산공장에서 제작해 올해 말까지 순차적으로 고객사에 납품할 예정이다.

    정동익 KB증권 연구원은 "인도 시장은 9월이면 몬순의 영향이 끝나 계절적 성수기에 진입한다"며 "러시아도 지난해 4분기 1263대를 저점으로 판매가 회복 중인데, 올해 2분기에는 1456대로 증가하고 있어 주가 반등의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