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수석부회장, 재임 1년 성적표 '합격점'노조와 8년만에 무분규 임단협 잠정합의 도출7분기만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 등 실적 개선연내 지배구조 개편 완료될 경우 완전한 '정의선 체제' 구축
  •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뉴데일리
    ▲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 부회장ⓒ뉴데일리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이 그룹 전체를 총괄한지 1년여 동안 양호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해 9월 부회장직에서 그룹 총괄 수석부회장에 선임됐으며, 그동안 여러가지 과제를 해결해왔다. 

    어려움을 겪었던 미국과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의 수익 회복과 함께 신흥국들 판매 확대에 힘써왔다. 그 결과 현대차는 지난 2분기 영업이익 1조원을 넘어섰다. 현대차가 분기 기준 1조원 영업이익을 넘긴 것은 지난 2017년 3분기 이후 7분기만이다. 

    또한 수익회복을 위한 신차개발은 물론 수소전기차 시장 선도, 중국 사업부 구조조정, 선진화된 경영시스템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을 펼쳐왔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가 지난 28일 무분규로 임단협을 잠정합의하면서 회사가 얻게될 영업이익이 최대 6342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노사 무분규 임단협 잠정합의로 3838억∼6342억원 수준의 영업이익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강 연구원은 "최근 3년간 현대차 연평균 파업일수는 17일, 생산 차질 대수는 8만829대다"며 "올해 파업으로 발생하는 생산차질 대수를 4만8911대~8만829대로 가정할 경우 최대 6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되나 임단협이 성사될 경우 이 같은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임단협 결렬시에는 생산 차질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지만 협상 타결시에는 영업이익으로 전환되면서 수익이 개선된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차는 지난 8년간 계속해서 임단협 결렬로 인해 파업이 이어졌기 때문에 이번 잠정합의안 도출은 올해 영업이익 개선에도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하반기 현대차는 제네시스 SUV 'GV80'을 국내 출시하고 미국시장에서도 베뉴와 팰리세이드 판매 확대 등을 통해 수익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특히 그동안 어려움을 겪어왔던 미국 시장에서는 팰리세이드를 중심으로 시장 점유율을 기존 1.5%에서 4%까지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에는 3만대 판매까지 가능할 전망이다.

    중국의 경우 신형 쏘나타와 ix25 등 신차 출시를 비롯해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 집중한다. 중국시장에서는 단기적 수요 확대보다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목표달성에 주력할 계획이며 100만대 판매 회복을 위해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중국, 유럽 등에 이은 차세대 자동차 시장인 인도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올 상반기 인도공장 생산량은 35만대를 넘어서며 같은 기간 중국 생산량(28만여대)을 추월했다. 중국 시장 부진을 해소하기 위해 무게 중심을 중국에서 인도 등 신흥국으로 옮겨간 결과다. 현재 인도 내 베뉴를 출시하며 출시 60일 만에 계약 대수 5만대를 돌파했다. 또한 기아차는 연내 셀토스를 인도에서 11만대 판매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연내 지배구조 개편 가능할까 

    정 수석 부회장의 남은 과제는 지배구조 개편이다. 현대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 그룹 계열사들 실적이 개선되면서 상황은 지난해와 비교해 나아졌다. 지난 3월 열린 주주총회에서 현대차그룹이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매니지먼트에 완성을 거두면서 지배구조 개편 작업에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3월 현대모비스 모듈사업과 AS부품사업을 인적분할해 현대글로비스와 분할·합병하는 방식의 지배구조 개편안을 발표했다. 기존 '현대모비스→현대차→기아차→현대모비스'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기 위한 목적이다. 

    하지만 지난해 엘리엇의 압박으로 지배구조 개편을 철회했으며 새로운 개편안을 준비 중인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2차 개편안은 지난 개편안과 큰 틀에서 차이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지배 방법은 기아차,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가 보유하고 있는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몽구 회장과 정의선 부회장이 매입해 현대모비스 최대주주가 되는 것이다. 재원은 정 회장과 정 부회장이 보유한 현대글로비스 지분 매각 등으로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공정위의 처리 시급한 현안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을 꼽은 만큼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은 앞당겨질 가능성이 높다.

    지배구조 개편안이 주주들 동의를 얻게 돼 통과될 경우 현대차그룹은 본격 '정의선 체제'를 맞이하게 된다. 

    한편 정 수석 부회장은 지난 5월 열린 칼라일 그룹 초청 대담에서 지배구조 개편에 대해 "투자자들과 현대차그룹 등 모두가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드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여러 옵션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