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 네트워크 병원 내심 안도… 새 경쟁자 진입 차단1인1개소법 존치로 유디치과·튼튼병원 독점적 지위 유지 선진 의료기관 출현 가능성↓… 더 나은 의료혜택 기회 차단
  •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헌법재판소에서 의료법 제33조 제8항 이른바 '1인 1개소법'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을 하기 위해 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유남석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헌법재판관들이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계동 헌법재판소에서 의료법 제33조 제8항 이른바 '1인 1개소법' 등에 대한 위헌법률심판과 헌법소원심판을 하기 위해 심판정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헌법재판소가 1인1개소법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렸다. 1인1개소법이 합헌으로 결론나면서 유디치과 등 기존 네트워크 병원은 내심 안도하는 기색이다. 네트워크 병원계에 새로운 경쟁자가 진입하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법재판소는 1인1개소법(의료법 33조8항)에 제기된 헌법소원을 기각했다.

    1인1개소법은 의료인은 어떤 명목으로도 둘 이상의 의료기간을 개설·운영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어 네트워크 병원 운영을 사실상 불법화했다.

    네트워크 병원은 다른 지역에서 같은 이름을 쓰고 주요 진료기술과 마케팅 등을 공유하는 병원을 통칭하는 용어다. 전국 120여개에 달하는 유디치과의 경영지원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유디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때문에 치과계에서 1인1개소법은 '반(反)유디치과법'으로 불렸다.

    네트워크 병원인 유디치과와 튼튼병원은 해당 법에 반발해 지난 2015년 9월 위헌법률심판제청을 제기했다. 이번에 헌법재판소가 위헌법률심판을 통해 1인1개소법의 존폐여부를 판가름하게 된 것이다.

    1인1개소법이 합헌으로 결론나면서 유디치과 등 기존 네트워크 병원들은 내심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유디치과협회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에 유감을 표한다"면서도 "1인1개소법의 합·위헌 여부가 향후 유디치과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했다. 오히려 "유디치과의 경쟁력과 브랜드 가치는 이전에 비해 더욱 향상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에 헌재가 1인1개소법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릴 경우 대기업 등 새로운 경쟁자가 네트워크 병원계에 진입할 가능성도 제기됐었다.

    이번 합헌 결정으로 인해 ㈜유디로서는 네트워크 병원계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독점적 지위를 유지할 수 있게 됐다. 유디치과는 지난 2012년 1인1개소법이 개정되기 전부터 입법취지에 맞춰 이미 합법적인 네트워크 병원 시스템을 구축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유디치과협회는 "1인1개소법의 존치로 인해 이미 시스템을 정비하고 의료 시장에서 확고한 위치를 점유한 유디치과 이외에는 향후 새로운 형태의 다양한 경쟁력을 가진 의료기관들이 등장하기가 어려워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합헌 판결로 인해 경쟁력을 갖춘 선진화된 의료기관들이 출현할 가능성이 가로 막혀 국민들이 보다 나은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차단된 셈이다.

    1인1개소법을 사수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여왔던 대한치과의사협회(이하 치협)는 이번 헌재의 합헌결정을 환영했다. 

    치협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헌재가 '1인1개소법 수호'를 위한 치협의 노력이 합당한 행위였음을 확인해줌으로써 국민들이 더욱 안심하고 의료기관을 찾을 수 있게 됐다"며 "의료인은 영리추구보다는 책임 진료에 더욱 매진하며 치과계의 내부 결속이 더욱 공고해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