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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회에는 인생 2막을 규정하는 중요한 나이가 있다. 바로 만 65세다. '노인'이라고 불리는 이들은 그즈음 은퇴 등 사회에서 물러나는 과정을 겪는다. 한평생 몸담던 조직을 떠난 그들에겐 ‘취업 취약계층’이라는 딱지가 붙는다.
국제연합(UN)은 지난 2015년 글로벌 사회의 지속가능개발을 위한 17가지 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SDGs)를 제시했다. 이 중 8번 째 목표는 ‘경제성장을 위한 좋은 일자리’다. UN은 목표 설정을 통해 사회 균형 발전의 필수 요소로 소외계층의 사회 참여를 강조했다.
최근엔 한국도 취업 취약계층을 위한 ‘착한 일자리’ 창출을 국가적 과제로 꼽고 있다. 이러한 국가 안팎의 움직임에 국내 기업도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추세다.
CJ대한통운은 지난 2013년부터 보건복지부와의 업무협약을 바탕으로 ‘실버택배’를 운영하고 있다. 아파트단지 등 주거밀집지역에서의 택배 소분류와 배송을 65세 이상의 노인이 담당하는 사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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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는 현재 서울·부산·인천 등 전국에서 170곳의 실버택배 거점을 운영하고 있다. 사업 7년 차인 현재 근무 중인 실버 택배원은 1400명에 달한다. CJ대한통운은 일자리 창출, 친환경 배송, 지역사회 기여라는 3대 핵심가치를 바탕으로 실버택배 사업을 적극 추진해왔다.
각 지역 실버택배원은 정오쯤 도착하는 1톤짜리 물류차에서 짐을 내린다. 간이 레일을 깔고 담당 구역별로 택배를 분류하고, 전동카트 등을 이용해 배송을 진행한다. 실버배송원 일 근무 시간은 평균 3~4시간으로, 인당 일 50~60건을 배송한다.
회사 차원에서는 마을 친화형 택배 네트워크를 확보해, 배송 효율을 높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에 실버택배는 기업과 사회가 모두 윈-윈할 수 있는 대표적인 CSV(Creating Shared Value, 공유가치창출)형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실버택배는 노인일자리 우수 사례로 해외 곳곳에서 이미 호평을 받았다. CJ대한통운은 관련 사례로 지난 2017년 미국 경제전문지 포춘(Fortune)이 발표한 ‘세상을 바꾸는 혁신기업(Change the World) 50’에 선정됐다.
영국 경제 전문지 ‘더 이코노미스트’에서도 우수 사례로 다뤄졌다. 이에 2015년, 17년 2년 연속으로 미국 현지에서 ‘CSV포터상’을 수상했다. CSV포터상은 공유가치창출에 기여한 기업 등에 수여 하는 상이다.
2018년 5월에는 UN의 SDGs 우수 사례로 선정돼 ‘SMART 인증’을 받기도 했다. 당시 UN은 실버택배가 노인 빈곤문제 해소 등 높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현재 실버택배는 UN 홈페이지에 우수 사례로 등재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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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은 사업을 위해 지역사회·공공기관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다. 회사는 실버 사업에 인적·물적 인프라와 택배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지자체는 행정·예산 지원을, 지역사회는 시니어 인력 수급과 교육을 담당한다.
CJ대한통운 관계자는 “민관협력을 통해 고안한 실버택배 모델은 양질의 노인 일자리를 창출하고 빈곤 문제를 해결하는 등 고령사회 대응에 필요한 실질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며 “CJ의 창업이념인 사업보국(事業報國) 철학을 바탕으로 사회적 취약계층과 지속가능한 동반성장을 도모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