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서 中 샤오미 2위 내준 LG자존심 지킨 대형TV도 '위태'글로벌 TV 시장 빅2 싸움 '어부지리' 중국8K-QLED 명칭 사용, 가전까지 번진 공방전 '득 보다 실'
  • ▲ IFA 2019 LG전자 전시관에 전시된 OLED 8K TV ⓒLG전자
    ▲ IFA 2019 LG전자 전시관에 전시된 OLED 8K TV ⓒLG전자
    '8K TV' 표준 논란으로 시작된 LG전자와 삼성전자 간의 진실공방이 전체 TV사업을 넘어 가전 분야까지 확대되고 있다. LG와 삼성이 글로벌 TV와 가전 시장을 주름잡고 있다고는 해도 중국업체들의 추격 속도가 빠른 상황이고 인도 등 새롭게 떠오르는 시장을 잡기 위한 골든 타임을 맞았다는 측면에서 '제 살 깎아먹기 식' 소모전에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24일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지난 2분기 TV 신흥시장으로 급부상 하고 있는 인도에서 LG전자가 중국의 샤오미에 2위 자리를 내준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의 점유율(수량기준)은 15.5%로 점유율 16.3%의 샤오미에 0.8%포인트 가량 뒤졌다.

    샤오미는 지난해 4분기부터 LG전자를 무섭게 따라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1분기만해도 샤오미의 인도시장 점유율은 한자릿수(4.5%)에 불과했지만 이후 제품 라인업을 점차 늘려가며 안정적으로 2위 자리를 지키던 LG를 위협하기 시작했다. 그러다 지난해 4분기에는 점유율 차이를 0.7%포인트 차이로 좁혔고 두 분기만에 역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LG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60인치 이상 대형TV에서는 자존심을 지키고 있다. 삼성에 이어 30%대 점유율로 2위 자리를 공고히 하고 있다. 다만 삼성이 지난해 30%대로 비슷했던 점유율을 올들어 40%넘는 수준으로 키우면서 LG의 성장세는 주춤해졌다. 2위 자리를 두고 경쟁하는 샤오미가 대형TV를 출시하지 않는 덕에 그나마 체면치레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인도는 14억 명 인구를 기반으로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IT업계에서 1순위로 꼽는 차세대 먹거리 시장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인도 TV 시장 규모가 42억 달러(약 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고 특히 대형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가파른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한다.
  • ▲ IFA 2019 삼성전자 전시관에 전시된 8K QLED TV ⓒ삼성전자
    ▲ IFA 2019 삼성전자 전시관에 전시된 8K QLED TV ⓒ삼성전자
    반면 삼성은 일찌감치부터 인도시장에 공을 들여왔던 만큼 여유만만한 모습이다. 이미 2006년부터 13년 연속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고 올 2분기 기준으로 점유율은 21.4%로 인도시장 빅(Big)4 중에 유일하게 20%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대형TV에서는 점유율 40%대로 올라서 프리미엄 시장도 이끄는 형국이다.

    문제는 LG를 넘어선 샤오미가 향후 인도 대형TV 시장까지 진출해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시장 파괴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나온다는 데 있다. 샤오미는 이미 자국시장인 중국에서 75인치 4K TV를 80만 원대에 판매해 가뜩이나 치열한 경쟁에 더욱 불을 지폈다.

    현재는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에는 대형 제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지만 북미와 유럽을 거쳐 '가성비 TV'로 텃밭을 꾸린 인도에서까지 초저가 대형 TV를 출시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 경우 인도 대형 프리미엄 TV 1, 2위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삼성과 LG에 타격이 불가피한 것은 불 보듯 뻔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가 글로벌 TV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위치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앞으로 TV사업 전반의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는 것은 결국 신흥시장 개척이 관건"이라며 "올들어 삼성이 전체 TV 판매량을 대폭 늘릴 수 있었던 것도 인도와 같은 신흥시장을 적극 개척한 결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와중에 '진짜 8K'를 시작으로 LG와 삼성 간의 소모전이 확대되는 양상을 나타내며 이제 막 꽃을 피운 신흥시장 뿐만 아니라 글로벌 TV 시장에서도 중국업체들이 어부지리를 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LG전자의 선공으로 시작된 8K TV 표준 논란부터 오래된 논쟁인 QLED와 OLED 기술 우위, QLED 명칭 사용 등에서 세탁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의 가전으로까지 폭로전이 이어지는 모습에 피로감을 토로하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는 점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