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원 회장, 취임 후 신성장동력 발굴 집중㈜두산, 1일 연료전지 및 소재사업 분할분할 목적은 "신속한 투자 및 신사업 발굴"…오는 2023년까지 각 사업부문 매출 1조원 목표
  •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두산그룹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두산그룹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연료전지 사업과 전지박 등 소재사업 부문에 집중하며 향후 미래 먹거리 발굴에 본격 나섰다. 다가오는 친환경에너지 및 4차산업 시대에 맞춰 연관 사업을 그룹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것.

    박 회장은 올해 초 신년사를 통해 "연료전지 사업은 선도업체로 자리매김한 자신감을 토대로 시장 확대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며 "전지박 사업은 그룹의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도록 빈틈없이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두산그룹은 연료전지와 소재 두 사업 부문을 분할하고 신설 법인을 세워 신성장동력 발굴에 주력할 계획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두산은 지난 1일 두산퓨얼셀과 두산솔루스 분할을 마쳤다.

    두산퓨얼셀은 발전용 연료전지 사업을 담당하게 되며 두산솔루스는 전지박, OLED 등 전자소재와 화장품, 의약품 등에 사용하는 바이오 소재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사업을 분할한 것은 구조적 변화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현재 ㈜두산은 전자소재, 산업차량, 모트롤, 연료전지, 유통, 비이오 등 다양한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여러 사업이 한데 뭉쳐 있어 빠른 의사결정이 어려웠으며 투자자에게 매력이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두산그룹은 분할을 통해 신사업 발굴 및 신속한 투자가 이뤄지도록 할 계획이다.

    두산 관계자는 "연료전지와 소재사업 분야는 최근 시장상황과 전망을 볼 때 빠른 성장이 예상되고 있어 시장 선점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독자 경영체제를 갖춰 대내외 경영환경에 빠르게 대처하고 전문성을 강화해 성장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분할은 박 회장이 취임 이후 기업의 미래를 보고 투자했던 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박 회장은 지난 2016년에 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혁신가치에 중점을 두고 신사업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

    연료전지 사업은 박 회장이 취임 전부터 야심차게 추진했던 부문이기도 하다. 박 회장은 지난 2016년 500억원을 투자해 익산에 연료전지 공장을 세웠다. 2017년 연 매출 2000억원 수준이었던 연료전지 사업은 2018년 3592억원, 올해는 5446억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연료전지 국내 시장 규모는 정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과 맞물려 오는 2040년까지 연평균 20% 이상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두산은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부품인 전지박 생산을 위해 지난 해부터 헝가리에 생산공장 건설을 준비했다. 내년부터는 공장을 가동해 유럽 시장을 선점할 계획이다. 헝가리 전지박 공장은 연간 5만톤의 전지박을 생산할 수 있으며, 이는 전기차 220만대에 공급 가능한 규모다.

    전기차 및 배터리 시장조사기관인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지박 수요는 2018년 1조원 규모에서 2025년 14조3000억원으로 연평균 4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수 하나금융증권 연구원은 "두산솔루스의 헝가리 공장은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배터리 셀 업체들의 유럽공장과 가까워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생각된다"며 "두산솔루스의 OLED 소재 사업 또한 삼성디스플레이가 관련 부품을 활용할 가능성이 높아 시장가치가 상승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두산은 연료전지와 소재사업 분할을 통해 각 사업 부문 매출을 오는 2023년까지 1조원으로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신설법인 성장에 힘입어 ㈜두산은 2023년에는 매출액 7조원을 달성하며 4년내 2배 이상 성장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한편 ㈜두산 및 신설법인은 오는 18일 주식시장에 재상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