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간 13조 투입 차세대 'QD' 양산 나서시스템LSI 133조 등 미래 먹거리 확보 대규모 투자AI·5G 등 4대 미래사업 선정 후 초격차 전방위 확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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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성전자가 주요 사업인 반도체에 이어 디스플레이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기 위한 대규모 투자에 나선다. 5년 여 간 13조 원이 넘는 자본을 들여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꼽히는 '퀀텀닷(QD)'에 투자한다.

    앞서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에서 각각 시스템 반도체와 폴더블폰으로 초격차를 실현한 삼성이 마지막 과제로 남겨졌던 디스플레이 분야에도 과감히 투자하면서 미래형 사업구조로 전환하는데 가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오는 2025년까지 5년 여 간 QD 디스플레이 분야에 13조 1000억 원을 투자키로 했다. QD 디스플레이는 차세대 대형 프리미엄 디스플레이로 각광받는 것으로 기존 LCD 위주 디스플레이 시장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삼성은 우선 삼성디스플레이 아산1캠퍼스에 세계 최초 QD 디스플레이 양산 라인을 구축한다. 기존 8세대 LCD라인을 QD 디스플레이로 전환하는 것을 골자로 해 총 10조 원이 QD 디스플레이 시설에 투입된다. 나머지 3조 1000억 원은 연구개발(R&D)에 쓰일 전망이다.

    삼성은 중국이 빠른 속도로 기술을 따라와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시장 주도권을 점차 뺏기게 된 LCD 중심의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불리는 QD 디스플레이로 패러다임 전환을 시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은 QD 디스플레이의 기술적 우수성을 일찌감치 파악해 이번 대규모 투자 이전에도 QD 디스플레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양산할 수 있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민해왔다.

    하지만 최근까지도 이 같은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구조 변화를 명확하게 결정짓지 못했던 것도 사실이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으로 정평이 나 수년째 판매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삼성전자의 TV와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들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중소형 OLED 디스플레이 덕에 삼성의 디스플레이 사업은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중국업체들을 중심으로 LCD 가격 경쟁은 더 심각한 상황으로 빠져들며 차세대 디스플레이를 개발해야 한다는 니즈가 점차 커졌다. 그 사이 WOLED로 노선을 정한 LG가 삼성의 LCD 기반 QLED 제품 기술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비난하는 등 수난을 겪기도 했다. 삼성이 QD 디스플레이 대규모 투자결정을 내리기 직전까지도 삼성과 LG는 TV 기술을 두고 격한 대립 양상을 나타냈다.

    이번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 투자로 삼성은 반도체, 스마트폰과 함께 실적을 책임지고 있는 주요 사업부문에서 미래형 새 판을 짜는 작업을 어느 정도 마무리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삼성 제품이 글로벌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결정적 이유로 꼽히는 '초격차 전략'을 디스플레이에도 적용함으로써 사업 전반에서 미래를 대비할 수 있는 구조가 갖춰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삼성은 앞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등인 메모리 반도체에 더해 시스템 반도체로 미래 시장을 대비하기 위해 2030년까지 133조 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후 삼성은 파운드리를 중심으로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광폭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이에 앞선 지난해 8월에는 인공지능(AI)과 5G, 바이오, 반도체 등을 4대 미래 사업으로 낙점하고 2021년까지 총 180조 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가동된 미래 사업 청사진에 이번 디스플레이 투자까지 더해지면서 사실상 삼성전자 주요 사업부문에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진 초격차 전략이 가동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