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난티 이끄는 이만규 대표 '리브랜딩 박차' "'의미 없다'는 평가, 가장 두렵다"'국내 최초의 아이콘'… 비회원·공유 오피스 사업도 진출
  • ▲ 이만규 아난티 대표. ⓒ정상윤 기자
    ▲ 이만규 아난티 대표. ⓒ정상윤 기자
    "의미 없다는 거, 그게 가장 두렵습니다."

    경기도 가평시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에서 만난 이만규 대표이사에게 '어떤 평가가 가장 두렵냐'고 물었더니 한 치의 망설이 없이 이런 대답이 돌아왔다. 이 대표는 아난티가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브랜드이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대표를 만난 가평 유명산 숲속에 위치한 아난티 펜트하우스 서울은 최근 아난티가 아난티 클럽 서울과 통합, 새로운 시설을 더해 ‘아난티 코드’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운영하기로 한 곳이다. 75만 평의 대자연 속에서 풍성한 라이프스타일을 누릴 수 있는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아난티의 비전을 담은 곳이다.

    ◇ '친환경·친지역·친고객' 리브랜딩… "아난티, 고객에게 의미 있었으면"

    이만규 대표는 "디자인이 좋다, 나쁘다는 평가는 100명이 모두 다를 수 있다"며 "그렇지만 결국은 그런 디자인들이 합쳐져서 '의미'라는 것이 탄생하는 건데, 의미가 없다고 느껴지는 건 (가슴 아픈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들에게 아난티가 의미 있게 다가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 ▲ 아난티 코드 전경. ⓒ아난티
    ▲ 아난티 코드 전경. ⓒ아난티
    아난티 코드 오픈과 함께 BI도 공개했다. 새 BI는 아난티가 공간과 사람이 만나 진정한 휴식과 여가를 만드는 플랫폼으로서 무한히 확장되기를 기대하는 마음이 담겼다.

    이 대표는 "아난티는 건축물의 설계와 운영에 있어 주변 자연 환경에 맞추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전체적인 디자인뿐만 아니라 친환경 설비를 갖추고 친환경 어메니티를 오랜 기간에 걸쳐 개발해 내놨다"고 전했다.

    ◇ "금강산 리조트는 집 나간 자식 같은 존재… 포기 못해"

    아난티는 유일하게 금강산에 리조트를 가진 업체다. 2008년 5월 오픈했지만 금강산 관광 중단으로 줄곧 휴장상태다. 850억원이 투자됐지만 운휴자산 상각비가 연간 12억원씩 발생한다.

    이 대표에게 '금강산 리조트'란 어떤 의미일까. 그는 "아픈 자식 같은, 가슴 아픈 존재"라며 "아난티 남해가 첫째 자식이라면 금강산 리조트는 둘째 자식인데 둘째가 집을 나가서 못 보고 있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 대표는 "애정이 있고, 기억 나고 그런 존재"라고 덧붙였다. 금강산 리조트를 포기하려는 생각도 있느냐는 질문에는 "자식을 낳았는데 포기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대답했다.

    이 대표는 이제 공유오피스 신사업에 도전한다. 신사업으로 공유오피스라는 분야를 택한 이유를 묻자 "아난티가 '공유제'인만큼 공유오피스 사업을 눈여겨 봐왔다"며 "우리만의 방식으로 해보는 것도 의미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어떻게 다른지, 뭐가 다른지 말하는 것보다 바뀐 후 직접 봐줬으면 좋겠다"며 "사실 큰 줄기만 정해지고 지금도 바뀌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원래 결과물로 승부를 봐야하는 직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외 진출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기회와 여력이 돼야 하는데, 아직 자신이 없다"며 "어떤 국가에 대해 잘 알아야 하는데 그런 연구가 아직 되지 않아서 의미 있을 것이라는 자신이 없다"고 말했다.

    ◇ '국내 최초'의 아이콘… "의문하고 경험하라"

    평소 직원들과의 회의에서 이 대표는 "왜 그래야 하는데?"라는 질문을 자주 한다. "원래 그렇다", "다른 곳도 그렇다"는 대답은 통하지 않는다. 이런 이 대표의 성격 때문에 아난티는 '국내 최초의 아이콘'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또 다른, 계획 중인 '국내 최초'가 있는지 물었더니 "최초를 의도하는건 바보같은 짓이고 위험한 짓"이라며 "없는데 필요하다고 의식하는 데서 출발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없는데 '내가 꼭 해야해'가 아니라, 우리가 할 수 있는 영역에서 '이건 재밌을 거 같은데 왜 없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 이만규 아난티 대표. ⓒ정상윤 기자
    ▲ 이만규 아난티 대표. ⓒ정상윤 기자
    특히 이 대표는 직원들에게 '경험하라'고 강조한다. 신메뉴가 나오면 모든 직원이 먹어봐야 하고, 새로운 어메니티가 나오면 모두 써봐야 한다. 써 봐야 고객들에게 설명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 대표는 아난티를 창업해 지금까지 이끌어왔다. 사업 자금 면에서 부친인 이중명 회장의 지원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 대표가 어린 나이에 '성공한 청년 사업가'라는 이름을 얻을 수 있었던 이유다.

    이 대표는 자신의 자녀가 '이만규 아들'로 살기를 바라지 않는다고도 했다. 아난티에서 일하게 되면 꼬리표처럼 따라다닐 수 있으니 "아난티가 좋으면 돈 벌어서 사라"고 했다고 한다. 이 대표가 걸어본 길에 대한 조언이다.

    그는 "(이중명 회장의 아들이라는) 시선을 부인하진 않았지만 느껴질 때마다 '왜 그렇게 생각하지', ‘내가 했으면 뭐가 이상한 거지’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어린 나이였으니까 더욱 '이 나이에 네가 그런거(부친이 없었다면) 잘 했겠어'라는 (시선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 대표는 국내 리조트 업계에서 아난티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본다. 그는 "해외 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는 이야기는 첫째로는 저희 업종에서 반성해야 할 것은 그만큼 (국내에) 느낄 것이 없으니까 나가는 것"이라며 "반성해야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만큼의 기회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아난티는 리브랜딩 작업을 거친 후 '비회원 시설'에도 함께 집중해나갈 전략이다. 이 대표는 "시작은 회원제였지만 자본도 적었고 수익도 지금보다 적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면 이제는 어느 정도 자본과 매출이 되니까 그 기반으로 비회원 사업도 균형 있게 해 나가고 싶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