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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르면 이달 말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상한제 시행 이후 시세보다 저렴한 새 아파트를 기대하는 대기수요가 커진 탓이다.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전월세 거래가 크게 늘며 전셋값 폭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9월 전국의 주택 매매거래량은 전년 동월 대비 15.8% 감소한 6만4088건에 그쳤다. 최근 5년 평균치에 비해선 24.6%나 줄었고 전달에 비해서도 3.6% 감소했다.
이는 역대 최저 수준이다. 올 들어 9월까지 누계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보다 20.4% 줄어든 51만2051건으로, 부동산 경기 침체가 극에 달했던 2012년 48만8000건 이후 최저다. 2015년(90만2000건)에 비해선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특히 서울의 거래절벽 현상이 심하게 나타나고 있다. 서울의 지난달 주택 매매거래량은 1만1779건으로 분양가상한제가 발표된 8월(1만3514건)보다 12.8% 줄었다. 지난해에 비해선 38.7%나 거래가 끊겼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가 시행되면 분양가가 시세보다 20~30% 가량 저렴한 새 아파트가 쏟아질 것으로 예상돼 청약 대기수요가 커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전문가들도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본부장은 "대출규제 등이 여전하고 분양가상한제를 피하는 단지도 많지 않아 가격이 오를만한 여지가 없다"며 "내년 총선 전까지는 당분간 거래절벽 현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반면 지난달 전월세 거래량은 지난해보다 16.4% 늘어난 14만8301건에 달했다. 최근 5년 평균(12만6523건)에 비해서도 17.2% 증가한 수치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청약 대기 수요로 인해 전월세 거래만 크게 늘어난 탓이다. 이와 함께 가을 이사철 성수기를 맞아 서울 전세시장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실제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던 서울 전세가격이 6월부터 반등을 시작해 4개월 연속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월별 평균 전세가격을 살펴보면 ▲6월 4억3887만원 ▲7월 4억3908만원 ▲8월 4억3990만원 ▲9월 4억4077만원 등 계속 상승세다.
감정원 관계자는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든 신규 입주물량 및 가을철 이사수요 등으로 서울 내 저렴한 지역과 정주요건이 양호한 역세권 대단지를 중심으로 오르며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전국적인 거래절벽 현상을 개선하기 위해선 일부 지역에 한정한 규제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권영선 주택산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정부는 서울 등 일부지역 가격 상승을 근거로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과 같은 추가 부동산 규제를 준비 중이나 거래 없는 가격 상승은 제대로 된 시장 회복이 아니다"며 "현재 주택 거래 시장은 전국적으로 침체가 심각하며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