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에 해외 IR 추진LNG플랜트-리츠 '세일즈'이동걸 산은 회장 "기업가치 더 높여 팔겠다"
  • ▲ 대우건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소재 을지트윈타워. ⓒ대우건설
    ▲ 대우건설 본사가 위치한 서울 중구 소재 을지트윈타워. ⓒ대우건설

    대우건설의 매각 시기가 2년가량 유예되면서 김형 사장이 5년 만에 공식적인 해외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하는 등 본격적인 비즈니스 세일에 나선다.

    주요 전략 포인트는 최근 사실상 수주에 성공한 LNG 액화플랜트 사업과 리츠 사업이 될 전망이다. LNG사업에서의 첫 원청사 자격 수주로 시장 내 입지가 구축됐으며 리츠 사업의 경우 베트남에서 '마수걸이'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이 같은 부분을 적극적으로 어필해 기업 가치를 높일 것으로 보인다.

    24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우건설은 이날부터 홍콩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IR을 개최한다. 대우건설이 해외에서 IR을 진행한다고 공시한 것은 2014년 3월 이후 5년 만이다.

    대우건설 측은 "그간 공시 없이 실적발표를 겸한 해외 IR을 간간히 진행하긴 했다"며 "해외에서 실제 IR을 준비하는 것은 약 3년 만"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번 IR은 김형 사장 취임 후 처음으로 준비하는 해외 IR이다. 김 사장은 2018년 6월 대우건설 대표에 올랐다. 대개 기업들은 국내외 투자자들에게 회사의 현재 상황과 미래성장성 등을 공유해 즉각적 투자 또는 잠재적 투자를 이끌어내기 위해 IR을 진행한다.

    김 사장이 해외투자자들에게 대우건설에 대한 투자를 적극 권유할 수 있을 정도로 미래성장성에 자신감이 생겼다는 것이 업계 관측이다.

    최근 대우건설은 수주를 사실상 확정한 나이지리아 LNG액화플랜트 프로젝트로 해외시장에서 저력을 과시한 바 있다.

    앞서 대우건설은 9월 나이지리아 가스공사(NLNG)로부터 LNG트레인7 EPC프로젝트의 원청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인정받는 낙찰의향서(LOI)를 받았다.

    LNG액화플랜트의 경우 플랜트 공사 중에서도 진입장벽이 높은 시장으로 평가된다. 대우건설이 본 건 수주를 확정하면 국내 건설사 가운데 처음으로 LNG액화플랜트 건설시장에서 원청사업자 지위를 얻게 된다.

    이번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점은 대우건설이 EPC 원청사로 설계부터 시운전까지 전 공정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LNG액화플랜트의 경우 △사이펨 △테크닙 △벡텔 △CB&I △JGC △치요다 등 7개사가 기술력을 기반으로 카르텔을 형성, EPC 부문을 과점해 오던 영역이다. 이에 국내 대부분 EPC업체가 자체 기술력을 개발해 카르텔에 진입하고자 시도했었다.

    물론 이번 수주로 바로 LNG 카르텔에 진입해 EPC 원청 수주를 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하지만 원청사 지위를 확보함으로써 LNG 카르텔 7개사와의 협업을 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사이펨과는 모잠비크 area1, 인도네시아 탕구 LNG에 대해 시공업체로서의 협업을 진행 중이며 JGC와는 모잠비크 area4에 대해 협의 중이다. 이밖에 러시아 사할린 LNG, 카타르 LNG도 시공업체로 입찰참여를 준비 중이며 인도네시아 아바디 LNG는 EPC 원청사로 입찰 계획 중이다.

    무엇보다 LNG액화플랜트는 세계적 에너지전환 추세에 힘입어 발주가 지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수혜가 예상된다.

    A금융투자 건설 담당 연구원은 "카르텔이 형성돼 있는 LNG시장에 국내 건설사 최초로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는 것은 급성장 중인 LNG시장 내 경쟁력 증가의 의의를 갖는다"며 "모잠비크, 카타르 등 기존 LNG 수주 파이프라인 외 러시아, 파푸아뉴기니, 인도네시아 등 신규 라인이 공개된 것은 LNG 수주 증가 기대감으로 연결되기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 ▲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 ⓒ대우건설
    ▲ 베트남 하노이 '스타레이크시티' 전경. ⓒ대우건설

    LNG 액화플랜트와 함께 신성장동력으로 내세운 리츠 사업에서도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리츠(REITs)는 부동산투자신탁의 줄임말로, 부동산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간접투자기구를 뜻한다.

    최근 국토교통부는 대우건설, IBK기업은행, 교보증권, 해피투게더하우스(HTH) 등 4개사가 공동 출자한 자산관리회사(AMC) '투게더투자운용'에 대한 예비인가를 승인했다.

    초기자본금은 70억원으로, AMC 설립에 금융사를 참여시켜 부동산개발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자금조달력에서 다른 AMC보다 경쟁 우위에 있다는 평이다.

    예비인가 승인 3개월 내 설립인가를 신청할 예정이다. 이르면 연내 본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 측은 "최근 국토부로부터 투게더투자운용의 예비인가 승인을 받았다"며 "설립인가 신청, 심사, 승인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늦어도 내년 초 본인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025년까지 리츠 운영 20개 이상, 자산운용 규모 4조원 이상의 종합 디벨로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대우건설은 개발 리츠나 임대 리츠에 직접 출자해 디벨로퍼의 역할도 수행할 예정이다. 공사를 수주해 시공하는 단순 건설사에서 부지 매입·기획·설계·마케팅·시공·사후관리를 아우르는 종합 디벨로퍼 회사로 도약한다는 계획이다. 기존 시공 이익뿐만 아니라 개발이익, 임대이익, 처분이익 등 사업수익원을 다각화할 방침이다.

    특히 타 건설사의 리츠 사업과 다른 점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투자개발사업까지 확장한다는 점이다.

    실제 첫 투자대상 사업은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스타레이크시티'에서 진행된다. 대우건설이 조성 중인 이 곳에 대규모 복합단지를 개발하는 공모 리츠를 추진할 계획이다.

    A투자증권 연구원은 "아파트 임대수익 기반 사모 리츠를 운용하는 HDC현대산업개발이나 대림산업과 달리 대우건설은 하노이에 복합단지를 조성하는 공모 리츠를 만든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라며 "이번 IR에서도 베트남 사업 관련 적극적인 세일즈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대우건설 매각 재추진과 관련, "2년 정도 지나 시기가 좋아지면 기업 가치를 높여 팔겠다"고 밝히면서 '기업가치 강화 후 매각' 기조가 굳어졌다.

    지난 7월 산업은행의 구조조정 전담자회사 KDB인베스트먼트가 공식적으로 출범하면서 대우건설의 기업 가치를 높이는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리는 분위기가 조성된 바 있다.

    이동걸 회장은 "대우건설이 한 번 매각에 실패했을 때 잠재적 매수자를 다 접촉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매각을 단기간에 성사시킬 수는 없다"며 2년여간의 시간이 필요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 관련, 대우건설 측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국내외에서 중장기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