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청약미달 48곳 중 41곳 중견·중소건설 단지시평 상위 11~50위 건설사 평균 부채비율 279.7%매출액·영업이익 1년 사이 각각 36.2%·4.6% 감소
  • ▲ 분양아파트 견본주택내 설치된 단지모형도. ⓒ뉴데일리DB
    ▲ 분양아파트 견본주택내 설치된 단지모형도. ⓒ뉴데일리DB
    중견·중소건설업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하반기 이들 건설사들이 청약시장에서 대거 뛰어들었지만 지방을 중심으로 고전한 단지들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공사비 급증,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문제가 맞물리면서 수익성 감소는 물론 재무건전성도 크게 흔들리는 모양새다. 특히 내년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부실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12일 청약홈을 분석한 결과 지난 7월부터 이달까지 전국에 분양된 민영아파트 가운데 청약결과가 발표된 아파트 단지는 총97곳으로 조사됐다. 이중 미달이 발생한 단지는 48곳이었고 중견·중소건설사가 공급한 단지가 41곳(85.4%)을 차지하면서 지방뿐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힘을 쓰지 못했다.

    지역별로 중견·중소건설사 미달단지수를 보면 △경기 12곳 △인천 7곳 △부산 4곳 △충남 4곳 △울산 2곳 △경남 2곳 △경북 2곳 △광주 2곳 △충북 2곳 △전남 1곳 △강원 1곳 △대구 1곳 △제주 1곳으로 집계됐다.

    특히 눈에 띄는 점은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 미달물량 전체 46.3%를 차지한 점이다.

    먼저 경기에서 △엘리프 한신더휴 수원 D3블록 △브레인시티 메디스파크 로제비앙 모아엘가 △광주 탄벌 서희스타힐스 2단지 △부발역 에피트 에디션 △해링턴플레이스 풍무 1·2·3BL △클러스터용인 경남아너스빌 △지웰 엘리움 양주 덕계역 △용인 고진역 대광로제비앙 △탑석 푸르지오 파크7 △오정 해모로 스마트시티 △오산 세교 우미 린 레이크시티 △안성 아양지구 B-2블록 금성백조 예미지 등 12곳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인천에서도 △엘리프 검단 포레듀 △두산위브 센트럴파크 강화 △두산위브 더센트럴 도화 △숭의역 라온프라이빗 스카이브 △검단 센트레빌 에듀시티 △석남역 센트럴파크 그랑베르 △인하대역 수자인 로이센트 등 7곳이 청약경쟁률 0%대를 기록했다. 

    청약경쟁률이 0%라는 것은 청약신청자가 모집가구수보다 적어 최종경쟁률이 1대 1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같은기간 대형건설사가 분양한 32개 단지 가운데 25곳(78.2%)에서 흥행에 성공했다. 특히 서울과 수도권에서는 14개 단지 중 12곳(85.7%)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문제는 앞서 연기됐던 분양물량이 연말 분양시장에 나오면서 미분양이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인포 분석을 보면 10~12월 수도권 일반분양 물량은 총 3만5098가구로 같은기간 전국 일반분양 물량 6만4019가구 절반이상(54.8%)을 차지한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2만4682가구로 가장 많고, 인천 8540가구, 서울 1876가구 순이다. 지방은 전체 45.2% 수준이다.
  •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뉴데일리DB
    ▲ 아파트 재건축 공사현장.ⓒ뉴데일리DB
    하반기 미분양 사업장 85%가 중견건설사에 집중되면서 부실 우려도 확산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상반기 시평순위 11~50위 중견건설사 평균 부채비율은 279.7%로 나타났다. 이 중 13곳이 부채비율 200%를 웃돌았다. 부채비율은 재무건전성 지표중 하나로 통상적으로 200%이상일 경우 재정관리에 이상이 생겼음을 의미한다.

    건설사별로 보면 태영건설이 917.9%로 가장 높았다. 이어 △금호건설 607.2% △HJ중공업 564.9% △코오롱글로벌 388.3% △두산건설 364.3% △HL디앤아이한라 305.3% △신세계건설 259.8% △동부건설 248.9% △계룡건설산업 224.1% △SGC이앤씨 221.3% △효성중공업 208.5% △한신공영 207.3% △KCC건설 204.8% 순으로 높은 부채비율을 나타냈다. 

    유동성도 심각한 상황이다. 유동비율은 1년내 현금 등으로 유동화가 가능한 유동자산을 같은 기간 갚아야 하는 유동부채로 나눈 것이다. 건설업계에선 일반적으로 150%이상은 돼야 양호한 수준으로 본다. 유동비율이 150%미만인 것은 유동성 위험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는 신호다. 

    유동비율이 150%이하인 건설사는 △HJ중공업 72.9% △태영건설 77.6% △두산건설 82.2% △코오롱글로벌 85.3% △금호건설 86.4% △효성중공업 100.2% △BS한양 102.1% △KCC건설 110.3% △두산에너빌리티 113.1% △HS화성 121.1% △SGC이앤씨 133.2% △동부건설 137.5% △한신공영 142.2% △HL디앤아이한라 142.9% △삼성E&A 144.6% △계룡건설산업 147.0% △성도이엔지 148.6% 등 17곳이다. 

    해당기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올해 28조1514억원으로 전년동기 44조1522억원 대비 16조8억원(36.2%)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1조5699억원에서 1조4983억원으로 715억원(4.6%) 감소했다. 

    기업별로 보면 △두산에너빌리티 △서희건설 △태영건설 △동원개발 △삼성E&A △동양건설산업 등에서 실적 부진이 발생했다.

    반면 건설사가 공사를 하고 아직 받지 못한 돈을 의미하는 공사채권은 늘었다. 미청구공사액은 6조8977억원에서 18조7449억원으로 1년새 171.8% 급증했다. 공사미수금도 지난해 5조8719억원에서 올해 6조3426억원으로 4707억원(8.0%) 늘었다.

    이런 가운데 지방 미분양과 원자재값 상승 리스크가 해소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어 중견건설사 재무부실도 심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전문가들은 경영악화로 몸살을 앓는 경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건설업은 한번 방향성이 바뀌면 최소 수년간 계속돼 현재 단기간 업황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업계가 재편되는 양상이 반복될 것"이라고 관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