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 3사중 가장 먼저 흑자 전환…책임준공 통해 성장2023년부터 실적 내리막…6월말 영업익 전년比 59%↓신탁계정대 1년새 2배…경기둔화·공사비 상승 겹악재
  • ▲ 신영부동산신탁 사옥이 위치한 신영증권 빌딩. ⓒ네이버지도
    ▲ 신영부동산신탁 사옥이 위치한 신영증권 빌딩. ⓒ네이버지도
    신생회사인 신영부동산신탁이 극심한 수익성 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영업이익이 1년만에 반토막 수준으로 감소한 가운데 손실에 대비한 대손비용 증가로 창립후 6년간 고수해왔던 무차입 경영도 사실상 멈췄다. 그간 주력이었던 책임준공형 토지신탁사업 비중을 줄이고 차입형 신탁을 확대하는 포트폴리오 전환을 꾀하고 있지만 지속된 부동산시장 침체와 정부 규제 등으로 인해 전망이 썩 밝지만은 않다.

    7일 신탁업계에 따르면 신영부동산신탁은 대신자산신탁, 한국투자부동산신탁과 함께 부동산신탁 신생 3사로 꼽힌다.

    2019년 6월 신영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이 공동출자해 설립한 신영알이티가 모태다. 같은해 10월 국토교통부로부터 부동산 신탁업 본인가를 받았으며 이후 현재 사명으로 변경했다. 초대 대표이사로는 신영증권 채권영업부 담당임원을 역임한 박순문 전무를 선임했다. 

    설립초기 적극적인 책임준공형 신탁사업 확장을 통해 신생 3사중 가장 빠른 성장세를 나타냈다. 설립 다음해인 2020년 3분기 가장 먼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2021년부터는 수익도 가파르게 뛰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3월 결산법인인 신영부동산신탁의 2021년도 회계기간(2021년 4월~2022년 3월) 영업수익(매출)은 368억원으로 전년동기 170억원대비 2배이상 늘었다. 특히 영업이익 경우 31억원에서 160억원으로 5배나 급등했다.

    2022년도 회계기간엔 497억원 영업수익을 올리며 500억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영업이익도 237억원으로 같은시기 대신자산신탁(104억원), 한국투자부동산신탁(185억원)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하지만 2023년부터 상황이 달라졌다. 사업기조를 보수적으로 전환하면서 수익성과 외형성장 모두 경쟁사들에 뒤쳐지기 시작한 것이다. 그해 영업이익은 161억원으로 대신자산신탁(166억원), 한국투자부동산신탁(267억원)보다 낮았다.

    부동산시장 침체 탓에 실적은 계속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2024년도 회계기간 영업수익은 381억원, 영업이익은 96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각각 14.3%, 40.5% 감소했다.

    올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6월말 기준 영업수익은 91억원, 영업이익은 17억원으로 1년만에 각각 14.1%, 58.5% 내려앉았다. 특히 핵심수입원인 토지신탁보수가 56억원에서 33억원으로 줄며 전반적인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다만 수익성지표 악화와 별개로 재무안정성은 탄탄하게 유지되고 있다. 6월말 기준 신탁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영업용순자본비율(NCR)은 1331%로 업계 최상위권 수준이며 부채비율도 21.7%로 적정기준인 150%를 한참 밑돌고 있다.

    공격적인 사업 확장을 최소화하면서 수익성을 잃은 대신 재무건전성 개선엔 성공한 셈이다.
  • ▲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 재건축 공사현장. ⓒ뉴데일리DB
    다만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과 부동산시장 침체 영향으로 이같은 재무건전성이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특히 지속적인 신탁계정대 증가세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신탁계정대는 신탁사가 사업비 조달을 위해 직접 조달하는 자금으로 주로 차입형 신탁사업에서 활용된다. 선투자후 분양대금을 통해 자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만양 미분양이나 공사지연, 공사비 상승 등으로 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면 신탁사 손실로 잡힌다.

    6월말 기준 신영부동산신탁의 신탁계정대는 760억원으로 전년동기 380억원대비 2배 증가했다. 특히 신탁계정대 등 대손비용을 늘리는 과정에서 50억원 규모 차입금이 발생하며 설립후 6년간 이어왔던 무차입 경영도 멈춰섰다.

    추후 분양성적과 업황에 따라 신탁계정대 부담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다. 신영부동산신탁은 6월말 기준 4곳의 차입형(정비사업) 신탁사업장을 두고 있다. 이들 사업장은 2027년 착공 및 분양을 목표로 사업을 진행중인 만큼 해당시점까지 신탁계정대가 추가 투입될 것으로 보인다. 추후 해당사업장 분양률이 저조할 경우 신탁계정대 부담이 가중되거나 재무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

    시장에선 부동산경기 둔화와 공사비 인플레이션, 이자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신탁사들의 실적 반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혜민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최근 책임준공형 신탁 관련 분쟁이 증가하면서 시장 위축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부동산신탁사들의 영업수익 증가세도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늘어난 신탁계정대로 인해 대손비용이 커진 것도 부담 요인"이라고 부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