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QD-OLED 투자, "진영 확대 차원 환영"3분기 4300억 손실, 누적 적자 9천억 넘어신임 정호영 CEO 중심 올레드 전환 '새 판 짜기' 돌입
  •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신임 CEO ⓒLG디스플레이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신임 CEO ⓒLG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가 올 3분기에 적자폭을 키우며 상반기에 이어 힘겨운 한 해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올해 누적 영업손실 규모는 9000억 원을 넘어섰고 순손실은 3분기에 1조 원을 넘어섰다.

    최근 삼성의 QD 디스플레이 13조 원 투자를 OLED 진영 확대로 해석한 LG디스플레이는 본격적으로 판이 커질 OLED시장 리더로서 존재감을 키워가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최고재무책임자(CFO, 전무)는 지난 23일 오후 2019년 3분기 실적발표에 이은 컨퍼런스콜에서 최근 QD 디스플레이에 13조 원 투자계획을 발표한 삼성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경쟁사의 QD 디스플레이가 QD-OLED를 지칭하는 것이라면 한국의 올레드 진영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경쟁사의 진입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서 전무는 특히 삼성의 올레드 시장 진출로 대형 프리미엄 디스플레이 시장에서 '올레드 대세화'를 입증하게 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경쟁사의 참여로 올레드 에코시스템이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내며 "국내업체가 힘을 합쳐서 올레드 진영을 확대하며 올레드 대세화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는 이미 대형 패널에서 LCD를 올레드로 전환하는데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이다. 올레드 전환율은 20%를 넘어선 수준으로 얼마 전 중국 광저우에 신설한 팹(Fab)이 가동을 시작하면서 올레드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더욱 가속이 붙었다.

    LG디스플레이는 사실상 글로벌 유일 올레드 패널을 생산하는 사업자이지만 삼성이라는 디스플레이업계 강자가 올레드 시장에 진입하지 않아 전체 파이를 키우는데 한계를 겪어오고 있었다. LG디스플레이의 올레드 패널을 채택하고 있는 글로벌 고객사는 총 15곳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지만 세계 최대 TV 판매량을 자랑하는 삼성의 시장 진입 없이는 올레드 시장 발전 속도가 더딘 것도 부인할 수 없다는 평이 많았다.

    더구나 중국업체들의 LCD 물량 공세와 가격 하락으로 LG디스플레이의 LCD 사업이 경쟁력을 잃으면서 더 빠른 속도로 올레드가 대세화될 필요성은 커져만 갔다. 실제로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올레드 전환에 필요한 막대한 설비투자(CAPEX)에 실적 악화까지 겹치면서 재무 여력이 크게 나빠졌다.

    LG디스플레이는 이날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전 분기(영업손실 3687억 원)보다 더 커진 적자 규모를 공개했다. LCD TV 패널 가격이 급락하고 관련 팹 가동률 줄어든데 더해 플라스틱 OLED 신규 공장 가동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2000억 원 넘게 발생하며 3분기 영업손실 규모는 4367억원으로 커졌다.

    올해는 이미 3분기만에 누적 손실 9000억 원을 넘어섰다. 지난 상반기에만 5000억 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3분기에 적자규모를 줄이지 못하고 4000억 원대 손실이 발생해 올해 전체 기준으로는 영업손실 규모가 1조 원을 훌쩍 넘길 것이라는게 확실시 됐다.

    순손실 기준으로는 이미 올 3분기 만에 1조 원 벽을 넘었다. 상반기에 6000억 원을 넘긴 LG디스플레이 순손실 규모는 지난 3분기 4000억 원대로 추가 손실이 발생하며 1조 550억 원의 누적 순손실을 기록했다.

    10조 원이 넘는 차입금도 LG디스플레이 재무 부담을 가중시키는 대표적인 부분이다. 서 전무는 차입금에 따른 금융비용에 대해 "연간 실효이자율을 감안할 때 순차입금 기준으로 이자비용만 3500억 원"이라며 "차입금 중에서도 건설자금은 나중에 자산화되기 때문에 실제 차입금 규모 대비 금융비용은 적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올 3분기까지 우울한 성적표를 이어가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삼성의 시장 진입으로 판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올레드 시장에서 차별화된 기술과 제품으로 리더십을 이어가겠다는 목표다. 신임 최고경영자로 자리한 정호영 사장은 이를 위해 LG디스플레이의 근원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 판 짜기에 본격 돌입한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