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사업장서 특수 소화시스템 시연회셀 불꽃 발생 동시 작동… '소화-확산' 막아전 사업장 대상 시스템 설치… 'ESS 생태계 복원' 총력
  • ▲ 삼성SDI 전영현 사장(가운데 오른쪽)과 허은기 전무(가운데 왼쪽)가 안전성 평가동에서 실시한 소화시스템 시연에 참석해 ESS 안전성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 삼성SDI 전영현 사장(가운데 오른쪽)과 허은기 전무(가운데 왼쪽)가 안전성 평가동에서 실시한 소화시스템 시연에 참석해 ESS 안전성 대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삼성SDI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 내 발화 현상을 막는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으로 화재 확산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화재 위험을 100% 잡았다고 자신합니다."

    지난 23일 울산광역시 울주군 삼남면 가천리에 위치한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 전영현 삼성SDI 사장은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이 같이 강조했다. 이날 울산사업장에는 특별한 자리가 마련됐다. 삼성SDI가 ESS 안정성 강화를 위해 추가 대책을 위해 추진한 확산 차단용 특수 소화시스템 테스트를 시연하는 자리였다.

    앞서 삼성SDI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ESS 시스템에 불이 나도 화재로 확산하는 것을 차단할 수 있는 '특수 소화시스템'을 전면 도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첨단 약품과 신개념 열확산 차단재로 구성된 이 시스템은 특정 배터리셀에 난 불을 바로 끄고 인근 셀로 확산하는 것도 막을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ESS는 미래 성장산업으로 불리며 국가 차원에서도 육성중이지만 지난 2017년부터 발생한 화재로 안정성에 대한 논란은 커지고 있다. 이에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안전성 강화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SDI의 경우 ESS 화재와 관련해 자사 제품의 문제가 아니지만 국내 ESS 산업의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번 시연회 역시 이에 일환으로 진행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안전성 평가동에서 열린 시연회에서는 일반 상황에서 발생하진 않지만 효과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가혹한 조건을 연출했다. 

    먼저 특수 소화시스템에 적용된 소화용 첨단약품의 효과를 입증하는 시연이 진행됐다. 첨단 약품이 들어있는 소화 부품을 불 위에 올리자 수십 초내 불이 꺼지는 것이 확인됐다. 약품이 불꽃 위로 순식간에 쏟아지면서 불이 꺼지는 장면이 확인 된 것이다. 이와 함께 부착된 모듈 커버는 어떠한 화재 흔적도 없었다.

    다음으로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배터리 모듈의 강제 발화 테스트가 진행됐다. 이 테스트는 예기치 않은 요인으로 셀이 발화되었을 때 특수 소화시스템이 작동해 셀의 발화와 인근 셀로의 화재 확산 방지 여부를 확인하는 테스트다. 

    우선 특수 소화시스템이 적용된 모듈의 셀을 강철 못으로 찌르자 '펑'하는 소리와 함께 강제 발화가 이뤄졌다. 이에 충격을 가한 셀 제품은 연기와 함께 불꽃이 발생했지만 소화시스템이 바로 작동해 불꽃을 소화시키며 화재 확산을 막았다.

    충격을 가한 셀은 온도가 300도까지 올랐지만 좌우로 위치한 셀 온도는 80도 선에서 움직이며 발화로 이어지진 않았다. 일반적으로 배터리 소재로 사용되는 분리막이 150도까지 온도에서는 화재를 차단시킬 수 있다. 

    이어서 소화시스템이 적용되지 않은 모듈에도 동일한 테스트가 이어졌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꽃과 연기가 발생하더니 얼마 후 인접한 셀로 화재가 확산돼 모듈이 전소됐다. 

    사실상 특수 소화시스템이 작동해 셀의 발화와 인근 셀로의 화재 확산을 방지할 수 있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전영현 사장은 "우리 배터리가 시장에 출하되기 전에 품질과 안전을 선제적으로 컨트롤 해야 한다"며 "안전은 어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장 중요한 경영원칙이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삼성SDI는 소재 단계부터 출하까지 이물 제로화를 추진하고 있다. 국내외 전 배터리 공장에 최첨단 품질 관리 시스템도 도입해 엄격하게 운영하고 있다. 

    삼성SDI는 국내외 각 사업장 마다 수백여 종의 첨단 장비들을 도입해 엑스레이(X-ray) 검사 등 배터리 전 생산 과정을 체크, 하나의 배터리가 출하되기까지 수천 개의 항목을 검사한다. 삼성SDI는 특히 배터리 전수 검사로 무결점 배터리가 현장에 출하되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자사의 배터리가 채용된 국내 전 사이트에 외부 전기적 충격에서 배터리를 보호하기 위한 3단계 안전장치 설치 및 배터리 운송이나 취급 과정에서 충격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센서 부착도 진행했다.

    또한 ESS 설치 및 시공상태 감리 강화와 시공업체에 대한 정기교육 실시하고  배터리 상태(전압, 전류, 온도 등)의 이상 신호를 감지해 운전 정지 등의 조치를 할 수 있는 펌웨어 업그레이드 등을 설치해왔다.

    삼성SDI는 ESS화재에 대한 국민들과 고객들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자체 부담으로 이 같은 실질적인 조치를 취했다. 

    이를 통해 국내 ESS 산업의 생태계가 회복되는 것은 물론, 글로벌 ESS 시장에서 기술을 선도하는 계기가 삼는다는 전략이다. 

    전 사장은 "국내 전 사업장의 특수 소화시스템 적용은 7~8개월 가량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며 "ESS 생태계 회복에 적극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