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삼성운용, 전체 설정액 70% 양분순자산·수익률 못지않은 '원조'논란도 치열블루오션 인식 지속…운용사 경쟁력 지표로
  • 가입자가 설정한 은퇴시기에 따라 자체 생애주기별 자산배분 프로그램에 맞춰 자동으로 주식, 채권 비중을 조정해 운용해 나가는 TDF(타깃데이트펀드)시장 열기가 갈수록 뜨겁다.

    시장의 양강구도를 이루고 있는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의 각축전 역시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 TDF 시리즈의 순자산이 국내 운용사 중 처음으로 1조원(1조141억원, 23일 기준)을 돌파했다.

    펀드의 순자산은 투자원금에서 부채 등을 차감하고 주가 등락을 반영한 펀드의 자산가치라는 점에서 실제 자금이 유입된 설정액에 비해 펀드 운용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기준 중 하나로 볼 수 있다.

    한달 전인 9월 22일 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삼성자산운용 TDF 전체 순자산이 9434억원,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DF 전체 순자산이 9342억원을 기록하며 삼성자산운용이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반면 미래에셋운용이 연초 이후 공격적 마케팅이 성과를 보이면서 1조원 고지를 먼저 밟게 됐다.

    미래에셋운용은 증권업계 내에서도 연금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미래에셋대우를 비롯한 계열사들이 TDF 시장에 적극 힘을 보태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양사가 치열하게 1위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시장 점유율 역시 두 회사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KB자산운용,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등이 힘을 내고 있지만 미래에셋운용과 삼성운용 두곳이 7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 중이다.

    연초 이후 신규 유입된 금액만으로는 양사 점유율이 80%를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양사의 경쟁이 치열한 만큼 마케팅과 설정액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어 선두 경쟁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모습은 연출 되겠지만 양강 체제는 당분간 쉽게 깨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특히 물가 상승률을 반영하면 퇴직연금 수익률이 사실상 마이너스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오며 대부분의 공모펀드에서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상황을 틈타 TDF가 더욱 각광받고 있어 대표 운용사들의 경쟁은 더욱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수익률 못지 않게 여전히 TDF의 국내 최초 도입, 즉 원조 운용사에 대한 논란도 여전하다.

    TDF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한 것은 사실상 2016년 선을 보인 삼성자산운용의 TDF 시리즈로 보는 것이 업계의 일반적 평가지만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이보다 5년 앞선 2011년 '미래에셋평생연금만들기2040'이라는 이름으로 TDF 상품을 선보인 바 있다.

    당시 TDF에 대한 생소한 개념으로 각광을 받지 못했던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7년에 본격적으로 TDF 상품을 선보이며 다시 순자산, 수익률 등 성과지표 못지 않은 원조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 중이다.

    업계는 TDF에 대한 다양한 전략과 접근방식에 따라 판도변화도 충분히 일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TDF의 성장 속도와 향후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상황에서 업계는 물론 투자자 모두 블루오션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은퇴시기는 빨라지고 기대수명은 증가하면서 연금펀드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자연스럽게 증가할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다양한 TDF 상품들이 다양한 고객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진화할 것"이라며 "TDF를 비롯한 연금펀드의 운용성과가 곧 자산운용사의 경쟁력으로 이어지는 결과도 올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