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디스플레이-스마트기기로 이어진 혁신...한국 전자산업 발전사와 한 궤향후 50년 위한 '골든타임' 투자 스타트...반도체 133조·디스플레이 13조 투자로 첫 걸음
  • ▲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과 사장들 모습 ⓒ삼성전자
    ▲ 삼성전자 천안 사업장 내 반도체 패키징 라인을 둘러보고 있는 이재용 부회장과 사장들 모습 ⓒ삼성전자
    올해로 50주년을 맞은 삼성전자는 그동안 쉼없이 달려온 것 이상으로 미래 50년을 내다보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메모리 반도체로 '반도체 신화'를 만드는데 성공한 삼성은 그 범위를 시스템 반도체로 확장하기 위해 2030년까지 133조 원을 투자하는 '반도체 비전 2030'으로 첫 발을 내딛는다.

    반도체와 함께 한국 산업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디스플레이도 새로운 50년을 향해 출발점에 다시 섰다. 최근 삼성전자는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D 디스플레이'에 5년 간 13조 원이 넘는 투자를 진행하며 빠르게 쫓아오는 중국을 따돌릴 준비에 나섰다.

    정체된 스마트폰 시장을 새로운 혁신을 위한 반환점으로 만드는 일도 이미 시작됐다. 올해 처음 선보인 폴더블폰 '갤럭시 폴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폼팩터 혁신을 이끌며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해갈 것으로 보인다.

    1일 삼성전자는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지난 50년 간 매출규모만 13만 배 성장하며 글로벌 기업으로 우뚝 선 삼성전자에게 이번 50주년은 의미가 남다르지만 최대한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기념일을 보내는 모습이다.

    50주년을 자축하는 화려한 기념식이나 비전 발표는 없지만 오히려 묵묵히 앞날을 준비하는 삼성의 절치부심이 드러난다는 평가다.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으로 합병한 날을 기점으로 반도체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가전 등 모든 사업 영역에서 글로벌 톱티어(Top-Tier)로 자리를 굳건히 해 온 지난날의 영광보다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과 대내외 불확실성을 고려해 앞으로의 50년을 내다보는데 보다 초점을 두는 분위기다.

    우선 우리나라의 반도체 역사를 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삼성전자 반도체는 50주년을 앞둔 지난 4월 이미 향후 10년을 위한 비전을 밝혀 주목받았다. 이른바 '반도체 비전 2030'이라 이름이 붙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비전은 내년부터 2030년까지 10년 간 133조 원을 투입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를 적극 육성하겠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1만5000여 명의 반도체 인재 육성도 함께 이뤄진다. 

    이번 반도체 비전 2030 선언으로 삼성전자는 메모리 반도체 세계 1위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까지 포함한 종합 반도체 세계 1위 자리에 오르겠다는 목표를 다시 세웠다. 메모리보다 훨씬 더 큰 규모의 시스템 반도체 시장에서 한자릿수 점유율에 머물고 있던 삼성이 4차 산업혁명으로 더 큰 시장이 열리는 시스템 반도체에 미래를 건 셈이다. 시스템 반도체 산업의 특성 상 반도체 설계를 전문으로 하는 팹리스나 디자인하우스 등과의 상생협력이 동시에 진행돼 국내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전반을 탄탄히 하게 될 중요한 기회로도 여겨진다.
  • ▲ 갤럭시폴드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 갤럭시폴드 제품 이미지 ⓒ삼성전자
    반도체와 함께 우리나라 전자 산업을 이끄는 또 하나의 축인 '디스플레이'도 삼성의 미래 50년을 책임질 분야로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있다. 최근 중국의 막대한 LCD 생산에 밀려 치킨게임으로 힘든 국내 대형 디스플레이업계가 삼성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투자로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삼성은 지난달 13조 원을 들여 차세대 디스플레이인 'QD 디스플레이'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앞서 이재용 부회장이 충청남도 아산 탕정공장의 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을 둘러보며 "대형 디스플레이 분야에서 포기하면 안된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며 차세대 디스플레이 개발을 위한 투자에 본격 불을 붙였다. 탕정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을 QD 디스플레이 신규 라인으로 전환하는데 13조 원이 들어가고 관련 연구개발에도 1000억 원 이상이 투입된다.

    스마트폰 분야에서도 미래를 위한 첫 걸음은 시작됐다. 지난 2월 삼성전자의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 폴드'가 공개된 데 이어 9월부터 공식 판매에 돌입하며 스마트폰 세계 최강자로 다시 한번 자리를 굳혔다. 많이 팔리는 폰을 만드는 동시에 가장 앞선 기술을 담은 폰을 만드는 스마트폰 제조사로 성공적인 데뷔를 마쳤다는 평가다.

    갤럭시 폴드는 최근 몇 년 사이 침체기를 겪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새로운 구원투수가 되는 것은 물론이고 스마트폰의 미래 50년을 위한 터닝포인트가 될 것이라는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삼성전자 또한 이번 갤럭시 폴드 출시를 계기로 미래 스마트폰 시장에 폴더블폰이 새로운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라는 확신을 하게 됐고 차기 폴더블폰 출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지난 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진행된 '삼성 개발자 회의(SDC)'에서 조개껍질 형태로 위 아래로 접는 형식의 차기 폴더블폰 이미지를 선보이며 '갤럭시 폴드2'의 내년 초 출시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지난 50년의 영광은 뒤로하고 앞으로 50년을 위한 삼성의 골든타임은 이미 흐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 일본의 소재 압박 등의 대외적 불확실성에 더해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리더십까지 흔들리는 상황에서도 삼성의 시선은 미래를 향해 있다. 반세기를 이어온 삼성의 노력이 향후 100년 이상 가는 브랜드로 이어지기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