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상제 시행에 눈치싸움 치열…매수·매도문의 제로추진 늦어질수록 공급부족→집값상승 부채질 우려
  • ▲ 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재건축 공사 현장. ⓒ 뉴데일리
    ▲ 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재건축 공사 현장. ⓒ 뉴데일리
    "분양가상한제 지정됐다고 크게 달라진게 없어요. 이미 조합원 대부분이 예상하던 결과라 갑자기 물건 찾는 사람, 파는 사람은 없습니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A 중개사무소 관계자>

    국토부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대상지를 발표하고 하루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기존 주택 철거를 끝낸 신반포3차·경남아파트(래미안 원베일리) 공사현장은 한가했다. 안전요원의 지시에 따라 굴착기 1~2대가 가끔 공사현장으로 들어갔을뿐 조용했다. 인근 공인중개사를 찾는 손님은 거의 없었고 아예 문을 걸어 잠근 곳도 많았다.

    신반포3차·경남아파트 재건축 단지는 분양가상한제 지정전부터 국토부와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일반분양가가 3.3㎡당 평균 2800만~2900만원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커져서다. 

    인근 아파트인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가 평당 1억원에 육박하는 것을 감안할 때 조합은 국토부의 입장을 수용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이에 조합은 일반분양 전체 물량을 민간 임대사업자(트러스트 스테이)에 통매각하려 했지만 국토부와 서울시의 반대로 행정소송 가능성도 열려 있다.


  • ▲ 7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재건축 공사 현장. ⓒ 뉴데일리
    속사정을 훤히 알고 있는 공인중개사무소들도 상황을 담담히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반포동 래미안 퍼스티지 인근 B공인중개소 대표는 "원베일리는 매수, 매도 문의가 많지 않다"며 "현 조합원은 모두 매물을 움켜쥐고 있고 매수 대기자는 일반분양시 시세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매입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 당장 조합원 물건을 굳이 비싸게 살 필요가 있냐"고 반문했다.

    그나마 나왔던 매물도 지금은 조합원들이 모두 거둬들인 상태고 찾을 수 있는 매물은 대형 평수 하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마저도 인근 시세보다 높은 가격이었다.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130㎡가 지난 10월 42억원에 거래된 가운데 원베일리 조합원이 내놓은 대형 평수 매물은 45억원이었다. 

    이처럼 서울 서초구 집값이 천정부지로 뛰면서 분양가상한제 약발이 제대로 먹히기 힘들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포동 C공인중개소 대표는 "집값 잡겠다는 규제가 나올 때마다 반대로 서울 집값은 계속 상승중"이라며 "작년부터 반포동 패턴을 보면 부동산정책 발표 이후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다 다시 오르고 주춤했다 또 올랐다"고 설명했다.

    앞선 공인중개소 대표들도 대부분 분양가상한제 효과에 대해 미온적인 입장이었다. 그들은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효과에 대해 확언할 수는 없지만 결국 재건축 조합원들에게는 손해를 보는 정책 아니냐"며 "좁은 서울 땅에서 새 아파트 지으려면 재건축 밖에 없는데 조합원들이 사업 진행 속도를 늦출수록 물건만 귀해진다. 결국 시장 가격만 오르게 만드는 꼴"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