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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이 판매 중인 국내 바이오시밀러가 글로벌 시장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올해 시장 매출 1조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되는데다 셀트리온은 이미 시장 매출 2조원대를 돌파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 2012년 창립 이후 8년 만에 시장 매출 1조원을 달성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현재 유럽에서 판매하는 바이오시밀러 3종의 올해 3분기 누적 시장 매출은 약 6500억원에 이른다. 암젠, 바이오젠, 길리어드 등 글로벌 바이오기업이 시장 매출 1조에 도달하는데 평균 21년 걸린 것에 비하면 상당한 성과다.
이에 대해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지난 12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다국적 제약회사나 바이오텍도 21년에 걸려서 시장 매출 1조를 달성했는데 8년 된 신생회사가 1조 시장 매출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은 굉장히 뿌듯한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이처럼 단기간에 성과를 낸 데에는 국내 바이오기업인 셀트리온이 신규 시장을 다져온 덕도 있다.
셀트리온이 '램시마'를 지난 2014년 유럽 시장에 출시했을 때까지만 해도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불모지였다. 이 때문에 셀트리온은 바이오시밀러라는 새로운 개념을 소개하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야 했다.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 중인 바이오시밀러 3종의 시장 매출은 미국, 유럽에서만 연간 2조 2000억원에 달한다.
램시마는 올해 1분기 기준으로 오리지널 의약품보다 높은 57%의 점유율을 차지해 유럽 인플릭시맙 시장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트룩시마도 37%로 유럽 리툭시맙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허쥬마도 유럽 트라스투주맙 시장 점유율 13%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진 후에 유럽 시장에 진출한 만큼, 빠르게 시장을 넓혀갈 수 있었다.
베네팔리는 지난 2016년 출시 이후 누적 매출이 약 1조 5000억원을 기록했다. 베네팔리는 현재 영국,독일,프랑스,스페인,이탈리아 등 EU 주요 5개국에서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점유율을 앞서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지난해 10월 경쟁 제품 3종과 동시에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임랄디'를 유럽 시장에 출시했다. 임랄디는 출시 1개월 만에 바이오시밀러 간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한 바 있다. 임랄디는 출시 후 1년간 시장 매출 약 1700억원을 기록하면서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시장 점유율 선두권을 유지하고 있다.
베네팔리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주요 5개국에서 오리지널 의약품을 제치고 시장 점유율 1위 자리를 꿰찼다. 플릭사비는 분기별 10% 수준의 상승폭으로 꾸준히 매출이 오르고 있다.
양사의 글로벌 시장 매출은 앞으로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트룩시마, 허쥬마가 미국에서 판매되기 시작하고 '램시마SC'의 유럽 론칭이 본격화되면 셀트리온의 제품 시장 매출은 더욱 크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램시마를 피하주사 형태로 개량한 램시마SC는 지난 9월 EMA(유럽의약품청) 판매 승인권고를 획득한 바 있다.
중남미, 아시아, 중동 등 신흥 시장에서 바이오시밀러 3개 제품 판매도 확대되고 있다. 남미 지역을 중심으로 트룩시마와 허쥬마 판매가 본격화되고 있다. 일본, 태국 등 아시아 주요 시장에서도 제품 판매가 꾸준히 늘고 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유럽, 미국 시장 외에도 중국, 브라질 등 신흥 시장에 대한 본격적인 진출 계획도 검토할 방침이다.
글로벌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오는 2025년 663억달러(약 80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앞으로 국내 바이오시밀러 제품에 대한 글로벌 오리지널 의약품 제조사들의 견제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지난해 11월 애브비는 휴미라의 유럽 공급가를 최대 80% 할인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0월15일 휴미라의 지난달 15일 유럽 특허가 만료되면서 삼성바이오에피스, 암젠, 산도스, 마일란·후지필름쿄와기린 등 4개사가 일제히 휴미라 바이오시밀러를 유럽 출시한 데 따라 가격파괴 정책을 내세운 것이다.
글로벌 제약·바이오기업들도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개발하면서 오리지널 의약품뿐 아니라 바이오시밀러 제품간 경쟁도 격화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속적으로 유럽에서 제품 가격이 인하되고 있는 점도 국내 바이오기업들에게는 위협이 될 수 있다.
셀트리온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내년 유럽에서 출시 예정인 램시마SC부터 본격적인 글로벌 직판 체계를 가동한다는 방침이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비용 절감을 위해 추가 제품 개발 외에 기존 시판 제품의 공정과정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셀트리온의 제품은 품질뿐 아니라 경제성 면에서 경쟁력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2~3년 정도는 국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이 부동의 선두권을 차지할 것"이라며 "다국적 제약사들이 오리지널 의약품의 가격을 인하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