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KEB하나·농협·기업銀, 책임자보다 행원 더 많아베이비붐세대 끝자락 65년생 올해 대부분 임피 돌입비대면채널 강화 속 지점 수 감소…퇴직 칼바람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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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몇 년 동안 은행의 고민은 항아리형 인력 구조를 탈피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은행들은 매년 겨울 끝자락에 직원들을 대거 내보내는 희망퇴직을 실시해 왔다.

    그 결과 은행의 인력 구조는 항아리형 구조에서 피라미드형 구조로 전환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6대(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IBK기업)은행의 3분기 기준 행원은 총 3만2519명으로 집계됐다.

    반면 책임자급 직원은 2만4483명으로 행원급 직원이 8036명 더 많았다.

    항아리형 인력 구조는 일반 직원 중 행원급보다 과장-차장 등 책임자급이 더 많은 비만형을 뜻한다.

    통상 사원, 대리(계장), 과·차장, 부장 등으로 승진하면서 자리가 줄어드는 게 일반적이다. 수년째 행원보다 책임자급이 많았지만, 그 비중이 역전된 것이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은 현재 행원급이 6424명으로 책임자(과장‧차장) 4854명보다 1570명이 더 많아 피라미드형 구조로 전환했다.

    국민은행이 줄곧 신입 행원 채용을 늘리고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등 인력구조 개선을 추진한 결과다.

    국민은행은 5년 전까지만 해도 행원보다 책임자급 직원이 많아 인사적체가 심각했다. 때문에 매년 1000명에 가까운 직원을 내보냈는데 점차 안정화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KEB하나은행의 행원은 현재 6542명으로 책임자(4221명)보다 2321명 더 많다.

    KEB하나은행 역시 일반 매년 희망퇴직에 준정년 특별퇴직까지 실시하며 퇴로를 확대한 결과다. 여기에 정부 정책에 맞춰 신입 행원을 대거 늘려 항아리형 구조를 탈출했다.

    농협은행과 기업은행도 책임자보다 행원급 인원이 각각 2298명, 3061명 더 많아 안정적인 피라미드 구조를 완성했다.

    우리은행은 책임자와 행원 수가 각각 3600여 명으로 동일한 수준까지 맞췄다.

    우리은행의 경우 대대적인 희망퇴직보다 매년 만 54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임금피크와 희망퇴직을 선택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줬다.

    경쟁은행보다 유연한 인사정책을 시도해 올해 피라미드형 구조를 이루진 못했지만, 내년부턴 베이비붐 세대가 대부분 은퇴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2020년부터 안정적인 인력 구조를 갖출 것이란 전망이다.

    신한은행은 책임자급이 더 많아 인력적체가 여전했다. 신한은행은 책임자가 4137명으로 2923명인 행원급보다 1214명 많다.

    은행권이 인사적체를 해소하게 된 배경은 정부의 요구도 한몫한다. 정부가 희망퇴직을 늘리는 대신 신규 채용을 확대하도록 세대 간 빅딜을 요구하면서 오랫동안 누적된 인사적체 구조가 바뀌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지만 앞으론 희망퇴직 수 만큼 신입 채용을 늘리는 방법도 한계가 있다.

    모바일뱅킹 확산으로 지점 수가 줄고 영업방식이 변하면서 신규 인력이 대규모로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시중은행을 중심으로 인력적체가 개선되고 있지만, 앞으론 디지털뱅킹 전환에 따른 지점 수 감소로 잉여인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결국 지점 수를 줄인 만큼 직원 수를 줄여야 하는 결과만 되풀이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