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일가 1시간 간격 두고 방문차분한 분위기속 추도식 진행이재용 부회장, 3년만 참여… 참배 후 사장단과 식사 예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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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회장 등 삼성 일가가 참석한 가운데 고 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의 32주기 추도식이 19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호암미술관 인근 선영에서 열렸다. 작년에 이어 삼성그룹과 CJ그룹은 시간차를 두고 방문해 고인의 뜻을 기렸다.
호암 추도식은 범 삼성가의 공동행사로 20년간 이어져 오다 삼성과 CJ의 분쟁 이후 분리해 치르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는 시간대도 다르게 해서 진행하고 있다.
이날 추도식은 삼성 직계 가족과 일부 임직원들만 입장이 가능한 만큼 철저한 보안 속에 치뤄졌다. 특히 삼성을 둘러싸고 대내외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추도식 규모나 분위기는 예년과 같이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가장 먼저 추도식에 참석한 인사는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함께 장남인 이선호 CJ제일제당 부장 등 CJ 총수 일가다. 이들은 오전 9시 30분경 방문해 40분 가량 머물다 자리를 떠났다. -
1시간 후인 10시 30분경에는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이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과 함께 검은색 밴 차량을 타고 입구에 들어섰다. 이어 이재용 부회장은 10분 뒤 짙은 회색 승용차를 타고 선영을 찾았다.이 부회장은 부친인 이건희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병상에 누운 지난 2014년부터 추도식을 주관하고 있다. '국정농단' 혐의로 구속 수감된 지난 2017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선영을 찾았다. 지난해에는 해외 출장 일정으로 추도식에 앞서 선영을 방문한 바 있다.이와 함께 삼성 계열사 사장단도 비슷한 시간에 속속 호암미술관 입구로 들어섰다.윤부근 삼성전자 부회장, 김기남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장(사장), 고동진 IM(IT·모바일) 부문장(사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장(사장) 삼성 계열사 사장단들은 예년과 마찬가지로 선영을 찾아 참배했다.통상 50여 명의 삼성 계열사 사장단이 추도식을 찾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 사장단은 참배 이후 함께 식사를 하며 일정에 따라 움직일 예정이다.호암 이병철 선대회장은 1938년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그룹의 모체인 삼성상회를 설립한 뒤 사업영역을 넓히며 1969년 삼성전자를 세웠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선도기업의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지난 1910년 2월 12일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호암은 사업보국(事業報國), 인재제일(人材第一), 합리추구(合理追求)의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초석을 마련했다.호암은 1930년 일본 와세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공부했으며 귀국 후 일제 강점기 시대에 민족경제 육성이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무역업을 통한 사업보국의 뜻을 펼치기 위해 1938년 3월 대구에서 자본금 3만원으로 삼성상회를 설립했다.삼성상회의 성공에 힘입어 제일제당과 제일모직을 세워 수입대체산업을 육성했다. 1960년대에는 비료, 전자, 유통, 의료, 섬유, 국토개발산업에 뛰어들고 1970년대에는 수출증대와 함께 중화학 공업과 방위산업을 진행했다.1980년대에는 전자, 항공, 정밀, 화학 등 기술산업을 육성해 대한민국 경제 근대화를 주도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그의 업적을 기려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추서하기도 했다.특히 현재까지도 유지되고 있는 삼성그룹 특유의 '신상필벌' 원칙도 호암에서부터 비롯됐다. 호암은 작은 공도 상 주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대신 작은 잘못에 대해 과소평가해서는 안된다고 경계한 바 있다.한편 오후에는 신세계·한솔 등 범 상성가가 각각 정해진 시간에 맞춰 선영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