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째 '팔자' 행진…2100선 돌파 이후 대거 매도세주요기업 불확실성 지속…한국경제도 상승동력 잃어증권가 "12년째 박스권 코스피, 매매 패턴 굳어져"
  • 상승흐름을 타려던 국내 증시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길어지면서 제동이 걸렸다.

    대내외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이상 상승동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지수는 1%이상 하락하며 다시 2100선을 내줬다.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증시 하락을 이끌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5730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우며 지난 8월 6일 기록한 6051억원 매도 이후 약 넉 달 만에 최대 규모 순매도를 기록했다.

    외국인의 매도는 11거래일 연속 이어지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의 누적 순매도 금액은 약 1조9280억원에 달한다.

    특히 8월 이후 코스피가 1900선에서 바닥을 치고 11월까지 넉달 동안 오름세를 보여 왔지만 그 기간 동안 외국인들은 주식을 내다팔았다.

    외국인은 우리나라 주식시장에서 지난 8월 2조3000억원 어치의 주식을 판 이후 현재까지 4개월 연속 4조원이 넘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특히 미중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기 시작한 9월 이후 세계 증시가 회복되기 시작한 뒤에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여전히 매도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증권가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해소국면에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여전히 높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았고, 갈수록 국내 기업에 대한 우려 역시 여전해 외국인이 외면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 역시 내년 전반적인 글로벌 경기 둔화와 무역분쟁으로 한국 수출 기업의 올해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예상하며 평가하는 기업 24개 중 14개 기업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렸다.

    증시가 이미 상승탄력을 잃었다는 분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코스피는 2007년 이후 코스피는 2000선 초반에서 12년째 박스권에 머무르면서 외국인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약화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국내 성장 동력이 크게 약화되고, 증시도 역동성이 떨어진 상황에서 1800대 까지 지수가 떨어지면 외국인들이 몰리지만 다시 2000선에 가까워지면 매도하는 패턴을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이미 한국이 저성장 국면에 진입했고, 2018년부터는 생산연령인구도 감소했다"며 "대다수 국가 증시가 생산연령인구 감소 이후 박스권을 맴돌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 협상 과정에서 불확실성 확대 역시 증시를 누르는 요인이다.

    현지시각으로 20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 협상과 관련해 "그들이 내가 원하는 수준까지 올라왔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언급이 악재로 작용했다.

    미중 무역 협상 결렬에 대한 우려가 재차 발생한 언급으로 최근 주가 상승의 주된 동력이 미중 무역 분쟁 완화에 대한 기대심리였던 점을 고려할 때 지수의 단기 되돌림 과정이 불가피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와 함께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 정기 변경 역시 한국 증시에는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지수 변경으로 한국의 비중이 줄어들면 해당 지수를 추종하는 외국인 패시브 자금이 그만큼 빠져나기 때문이다.

    결국 이달 말 MSCI 관련 수급 이슈가 마무리되고 미중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이후 다시 증시 반등을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 증권가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