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스베르뱅크에 2022년까지 5만4000대 공급멕시코 2030억 계약 수주… 점유율 15%로현지 맞춤형 전략 주효 … 제품 차별화
-
효성그룹의 금융자동화기기 계열사인 효성TNS가 올해 최대 실적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다. 사업 회사들이 업황 부진으로 실적 악화에 시달리는 사이, 효성TNS가 알짜 자회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모습이다.
4일 관련 업계와 외신에 따르면 효성TNS는 국내를 비롯해 러시아와 미국, 인도네시아 등에서 시장 점유율 1위 사업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에도 멕시코 등 각국에서 신규 계약을 이어가면서 해외 매출도 점차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현금자동입출기(ATM) 개발 제조업체인 효성TNS는 지난해 5월 노틸러스효성에서 사명을 바꾸고 새 출발했다. TNS는 'Technology and Solution'의 줄임말로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혁신적인 종합 금융 솔루션 기반 전문회사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담고 있다.
신규 계약 성과가 이어지면서 최대 매출 달성에도 기대감이 모아지고 있다. 효성TNS는 최근 러시아 전역에 1만4000개 지점을 보유한 1위 은행인 스베르뱅크(Sberbank)의 ATM 교체 프로젝트 전량을 수주했다. 오는 2022년까지 총 5만4000대의 ATM을 공급하는 계약이다.
효성TNS는 지난 2010년 러시아 ATM 시장에 진출한 이후 우수한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꾸준한 매출을 내고 있다. 지난 2010년 스베르뱅크에 ATM 3000대를 공급한 데 이어 2016년에는 2년간 환류기 7000대를 공급하는 프로젝트를 수주한 바 있다.
이는 고객의 니즈에 따라 달라지는 맞춤형 전략이 시장에서 통했기 때문이다. 최근 디지털 채널이 늘어나면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ATM 규모가 감소하는 추세다. 업계에선 전 세계 ATM 수가 지난해 323만대에서 오는 2024년에는 약 321만대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효성TNS는 고객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제품 차별화에 나섰다. 여기에는 조현준 회장의 평소 철학도 반영됐다. 조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고객의 니즈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기업이 존재할 수 없다"면서 항상 고객의 니즈를 첫번째로 강조해왔다.
이번에 따낸 계약도 이같은 전략이 주효했다. 효성TNS는 러시아가 2017년부터 신권을 발행한 점을 파악, 화폐 종류 분류 기술과 보안 기술을 강화하는 등 고객 니즈에 빠르게 대응했다. 자체 개발한 환류 기술을 적용해 ATM 효율성을 높이고 현금 운송비용도 줄였다.
미국을 비롯한 북미 시장에서도 셀프뱅킹 시장이 확대되는 것을 감안해 NBS(환류기 및 셀프뱅킹 시스템을 갖춘 ATM) 공급을 늘렸다. 이에 따라 올해에만 매출 약 2000억원을 달성, 전년 대비 40% 이상의 매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효성TNS는 미국에서 시장점유율 46%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 확대 기회도 모색하고 있다. 효성TNS는 멕시코의 서민 복지정책인 '루랄 ATM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동현금지급기 8000대(약 2030억원 규모)를 수주했다. 이번 수주를 통해 효성TNS는 멕시코의 ATM 시장점유율을 현 2% 수준에서 15%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외에도 인도에서는 최대 국영 은행인 SBI은행에 ATM과 함께 금융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나이지리아에는 도난 방지를 위해 지문을 인식하는 맞춤형 ATM을 제공하는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올해 효성TNS 매출을 전년 대비 35.17% 늘어난 약 9800억원, 영업이익은 119% 이상 증가한 96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효성TNS는 지난해 매출 7250억원, 영업이익 438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
업계 관게자는 "각 국가별 정책에 따라 다르지만, 은행이 줄어들면서 그 자리를 ATM이 대신하고 있는 건 확실하다"면서 "효성TNS는 각 나라의 니즈를 잘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제품을 공급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