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총, 노사관계 자문위김태기 단국대 교수 “노동문제 해결 없이 대한민국 미래 없다”손 회장 “노사 모두 법·제도 떠나 협력관계 구축해야”
  •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발표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뉴데일리
    ▲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4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발표자료를 확인하고 있다. ⓒ뉴데일리
    “정부는 더 이상 기업이 노사문제로 해외로 떠나고 외국기업이 투자를 기피하는 문제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 유연한 노동시장과 안정적 노사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세계적 흐름이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의 말이다. 그는 4일 서울 중구 조선호텔에서 열린 ‘경총 경영발전자문위원회’에서 이같이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우리나라의 산업구조와 경쟁력을 고도화하기 위해선 선진형 노사관계 구축이 절실하다”며 “국내 설비 투자 감소세가 지속되는 반면 제조업의 해외직접 투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은 ‘탈한국’ 현상이 가중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산업은 글로벌 경쟁체제에서도 변화와 발전을 거듭해왔지만 노동법의 틀은 30년 전 노동집약적 구조에서 형성된 틀이 유지되고 있다”며 “경쟁국에 비해 노동시장과 생산방식의 유연성이 너무 낮아 국가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노동문제 해결 없이 대한민국 미래 없다’란 주제로 국내 노동시장의 근본적인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제시했다.

    김 교수는 “국제적으로 볼 때 국내 노동분야의 근본적 문제는 노사불신과 저생산성·고인건비”라며 “고인건비 문제는 호봉제 등 임금·고용의 경직성과 중소기업 및 서비스업의 저생산성에 기인한다”고 말했다.

    김태기 교수는 중소기업의 고용비중 기준 우리나라(88%)가 선진국(50%) 보다 높지만 대기업 대비 중소기업 생산성은 한국(33%), 선진국(70~80%)이라는 사례를 제시했다. 또 우리나라 서비스업 고용비중은 75%에 달해 선진국에 근접하지만 생산성은 45%라며 선진국 70~80%에 크게 뒤쳐진다고 꼬집었다.

    그는 “국내 임금체계는 직무 숙련도에 따른 보상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미국·독일과 같이 노사간 신뢰와 협력을 바탕으로 법치주의에 입각해 개혁을 추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손경식 회장은 유연화된 노동제도로의 전면개혁과 선진 노사관계 구축을 위해 정부에 경제계의 목소리를 모아 전달할 방침이다. 아울러 노사간 힘의 균형을 저해하는 ▲대체근로 전면금지 ▲부당노동행위 형사처벌 등 근로자에 쏠려 있는 무게추를 고용인에 유리한 제도로 개선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손 회장은 “노사 모두 법·제도를 떠나 스스로 타협과 협력하는 관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국제경쟁력 강화라는 목표 아래 노사가 운명공동체임을 인지하고 공감대를 넓혀 신뢰관계를 쌓아야 한다“고 끝맺었다.

    한편, 이날 자문위원회에는 손경식 회장을 비롯해 김태기 교수, 최종태 서울대 명예교수, 박인상 전 노사발전재단 이사장, 정병석 한양대 석좌교수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