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경상 흑자 78억 달러…1년 전보다 17%↓수입도 6개월 연속 감소세…불황형 흑자 우려한국은행 "연간 전망치 무난히 달성 예상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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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 수출이 11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경상수지 흑자 폭을 깎아내렸다.

    수출뿐만 아니라 수입도 뒷걸음질 치면서 불황형 흑자 기조로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78억3000만 달러로 6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그러나 작년 10월(94억7000만 달러)보다는 17.4%(16억5000만 달러) 줄었다. 작년과 비교해 흑자 폭 축소세는 9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이렇듯 6개월 연속 흑자 기조에도 불구하고 1년 전보다 큰 폭의 흑자를 내지 못하는 것은 경상수지 흐름을 좌우하는 상품수지가 악화했기 때문이다.

    상품수지 흑자 규모는 작년 10월 105억2000만 달러에서 올해 10월 80억3000만 달러로 23.7% 대폭 축소했다. 

    특히 수출이 미·중 무역분쟁, 홍콩 사태 등 글로벌 불확실성 확대로 교역량이 감소한 가운데 제조업 위축과 주요 수출품목인 반도체와 석유제품 등의 단가 하락으로 맥을 못 추고 있다. 

    10월 수출액은 491억2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4.5%(83억6000만 달러) 감소했다. 수출은 작년 12월부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10월 수출물가지수를 보면 반도체 -34.0%, 석유제품 -20.7%, 화공품 -13.6%, 철강 -12.8%로 모두 전년 동기 대비 마이너스 수준을 보였다.

    만약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서 수입 감소 폭이 수출 감소 폭보다 더 커질 경우 불황형 흑자 흐름으로 빠질 수 있다.

    문소상 한은 경제통계국 부장은 "수출물량은 작년보다 높았으나 가격 요인이 크게 작용했고, 수출의 절반 이상을 반도체가 깎았다"라며 "작년 11월부터 수출입 증가율이 꺾이기 시작해 올해 10월까지는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수출뿐만 아니라 수입 감소 폭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10월 수입액은 410억9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2.5%(58억7000만 달러) 줄었다. 유가 하락 영향으로 원자재 위주 수입이 대폭 줄어들면서다. 이에 따라 지난 5월부터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경상수지 중에서 서비스와 본원소득수지는 개선됐으나 상품수지의 악화 정도를 상쇄하지는 못했다. 

    서비스수지는 중국인과 동남아인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1년 전보다 적자 폭이 3억4000만 달러 축소된 -17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본원수지는 18억3000만 달러 흑자를 나타냈다. 국내 기업과 투자기관의 해외로부터 배당금을 받은 영향으로 1년 전보다 4억1000만 달러 확대됐다. 

    한은이 전망한 연간 경상수지는 570억 달러 수준이다. 올해 10월까지 누적된 흑자 규모는 496억7000만 달러로 예상치에 도달하기 위해선 약 73억 달러가 남았다.

    문소상 부장은 "11·12월 경상수지가 변수지만 11월 통관 상품수지가 34억 정도가 나왔고, 기존 플러스 요인을 따지면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 전망치를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본다"고 내다봤다.

    한편 국제수지는 일정 기간 거주자와 비거주자 사이에 발생한 경제적 거래를 체계적으로 기록한 통계다. 무역 및 외환정책을 비롯한 각종 경제정책 수립이나 경제분석 등에 필요한 기초자료로 이용된다.